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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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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자꽃 ​ 요즘은 명자의 시간인듯하다. 이 명자는 친정엄마 기르시던 것인데 줄기에 가시가 있는 재래종이다. 애시당초 내게로 올 때부터 한 덩어리여서 그대로 심어 놓고 한없이 자라니 키만 조절하다가 급기야 옆댕이로도 너무 벌어지는 바람에 변발하듯 주변을 잘라 내고 있다. 이게 아무래도 명자의 고유색이지 싶다. 가시가 있어서 전지하기도 힘들고 그냥 생긴 대로 살아가기를 ... ​ ​ 이걸 무슨색이라고 해야 할까? 핑크도 아니고 주황도 아닌... 수채화물감으로 농도를 조절한 것 같은 그런 색의 겹명자다. 나무 아랫쪽 부터 꽃이 피기 시작인데 오늘 처음 피었으니 윗쪽으로 올라가며 며칠 동안 꽃이 피지 싶다. 매일 매일 오늘은 어떤 명자가 피었나...? 찾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직 꽃이 안 핀 것이 다섯 곳이 더 .. 2024. 4. 7.
친구 ​ 오늘...내일...온다 온다 하던 친구가 베트남 여행을 마치고 돌아 와서 정말 우리집으로 오기로 했었는데 천안에 사는 다른 친구 부부가 온다 전화가 왔으니 우리 부부도 즈이 집으로 오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남편과 함께 오전에 사전 투표를 마치고 한달음에 다녀 왔다. 아침부터 서둘러 선물로 가져 갈 꽃들을 캐어 담았다. 오래 된 묵은 뿌리는 정말 캐내는 게 힘이 들었지만 어제 낚시 다녀 온 짐 정리와 흙투성이 차를 세차하는 남편에게 도움을 청할 수가 없어서 혼자 애를 썼다. ​ ​ 아산시 송악면 마곡리. 대전에서 발달장애 어린이 집을 운영하던 친구는 지난해 하던 일을 모두 접고 완전 은퇴를 하기는 했지만 그 뒷마무리며 일련의 일들로 늘 바빠서 언제 한갓지게 노닥거리며 놀 시간이 없었다. 이 집도 15년.. 2024. 4. 6.
채소도 꽃처럼... ​ 명자가 한가지씩 차례로 피고 있다. 오늘은 검붉은 색의 꽃이 피는 흑광. 얘는 미아가 될 뻔하다 내 집에 심겨진 것. 몇 년전에 박태기나무를 주문해서 심었는데 아무리 봐도 아니어서 농원에 연락을 하고 다시 박태기나무를 받고 이 명자를 반품하려하니 그냥 두라고... 그 인연으로 단골농원이 되기는 했지만 근래에는 내가 나무를 잘안사서... ​ ​ 이제 벚꽃도 피기 시작이다. 이곳에 터를 정하자 마자 제일 처음 한 것이 길옆으로 쭈욱 벚나무를 심은 것. 세월 지나 꽃을 보기는 하지만 당췌 쓸데없는 짓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더러 베어내기도 하고 정리를 했지만 그래도 몇 그루는 이렇게 남아 꽃이 피고 있다. 그늘 많은 산자락에 키큰 나무를 보태는 게 아니라는 것과 알고 보니 주변 산에 온통 산벚이..... 2024. 4. 5.
꽃도 피고 식구도 늘고, ​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 배불러 다니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었는데 그중 한 녀석이 엊그제 새끼를 낳았다. 아침에 나가 보니 다행히 대문안에 들여 놓은 뒤주에 꼬물 꼬물 네 마리. 안쓰는 뒤주의 앞면을 자르고 담요를 깔아 두었더니 겨울에도 몇 마리 들어가 있곤 했는데 용케 다른 곳이 아니고 이곳에 낳았다. 고양이들은 보통 3일쯤 후에 다른 곳으로 새끼를 옮기는 경우가 많아 안 본 척 못 본 척 그러다가 어미가 집을 비운 사이 몰래 들여다 보았다. 이곳에 계속 있으면서 낯을 익히면 이 녀석들과는 좀 친해질 수도 있겠다. 모르는 곳에서 낳아 데리고 들어 오는 애들은 절대로 친해지지가 않고 밥 줄때만 와서 먹고 쌩하니 달아 난다. ​ ​ 남편이 낚시를 가서 집을 비웠으니 밥.밥.밥.이 아니고 내 맘대로 한 .. 2024. 4. 4.
개나리 꽃길 ​ 비 내리는 아침. 집으로 올라 오는 길 섶으로 개나리 화사하다. 오래전 이 골짜기에 터를 정하고 인천 집 옆의 학교 담장에서 개나리 삽목가지 몇 개 얻어 와 꾹꾹 심어 놓았던 것이 이렇게 많이 번식을 했다. 해마다 잊지 않고 꽃지고 난 후 장마철이 되면 길게 자란 가지 몇개씩 뚝뚝 꺽어 풀만 나는 길 섶 개울쪽으로 꽂아 둔 것이...그러고 보니 세월이 꽤 쌓인 흔적이다. ​ ​ 헬레보루스(크리스마스로즈) 처음에 너댓가지 종류의 헬레들을 심었는데 오직 이 것만 자리 잡아 꽃을 피우고 있다. 흰색이거나 연두이거나 핑크같은 내가 좋아라 하는 것은 다 떠나고 그중 별로(?)라고 생각했던 얘만 살아 남았다. 기회봐서 다시 한번 몇 종류 들여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포기 나눔으로 번식이 잘 된다해서 꽃지면 우.. 2024. 4. 3.
삼천포 (사천) 여행 여행이라 쓰고 고행이라 읽는다 연례행사로 해야하고 게다가 그뒷치닥거리를 해야하는 그것은 절대로 여행일 수가 없다 ㅎ 그래도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남으로 내려 갈수록 화사해지고 벚꽃길은 운치도 있어 보이더라 날씨는 흐리멍텅 바다는 명쾌하지 않았다 차안에서 지나치며 보는 바다는 그닥 우리를 환영하는 것 같지는 않더라 우리나라가 그렇게 좁다고도 말 할 수 없는 것이 가로수로 심어 놓은 나무의 수종이 아주 생경하다 훨씬 남쪽이라는 느낌 저 나무가 종려나무일까..? 멸치회는 아직 올라 오지 않은 생선구이 멸치회 멸치 조림 한 상. 점심 한 끼 먹으러 참으로 멀리도 왔다 ㅎ 그나마 이곳에서나 맛 볼 수 있는 멸치회는 비린맛도 없고 고소하니 먹을만 했다는, 식사 후 건어물 시장에 들러 쇼핑도 하고 오늘의 하이라이.. 2024. 4. 3.
4월이 시작 되었다 ​ 토종 하얀민들레 같은 민들레여도 토종이라하고 내가 좋아라 하는 흰색이여서 내가 특별히 우대하고 있는데 생각만큼 번식력이 좋지가 않다. 노랑민들레는 조건만 맞으면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홀씨를 마구 흩날리는데 얘는 봄 한 철만 꽃이 피면 그만이니 상대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는듯... ​ 오죽하면 내가 비닐하우스 한 켠에 부러 키우고 있다. ​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싯귀가 무색하게 꽃이 여기 저기 피기 시작하는 4월은 참 이쁜 계절이다 요며칠 남편과 나는 또 서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각자 눈치를 보며 마음을 삭이고 있다. 남편의 오랜 친구가 느닺없이 아들의 부음을 전해 와서... 처음에는 스미싱문자인 줄 알았다. 조금 늦게 결혼하고 얻은 첫아들이었고 이제 겨우 서른 세 살. 사고였.. 2024. 4. 1.
감사한 하루 ​ 우리집은 이제야 매화꽃이 만개했다. 날씨는 우중충하고 황사에 으슬으슬 춥기까지 했지만... 매화나무 언저리를 지날 때면 꽃향기가 몸을 감싸 도는 느낌이 든다 ​ 어제에 이어 마을꽃밭에 나머지 작약을 심었다. 뭔가 할 일이 있다 눈치만 채면 모두 나와서 집에 있는 퇴비도 가져 오고 트랙터로 로터리도 쳐놓고 꽃 심을 자리 두둑을 만들어 비닐까지 씌어 놓았더라. 시작이 중요하다는... 누군가 나서기만 하면 뒤에서 알게 모르게 도와 주니 일은 일사천리로 해결이 된다. 그 나서는 일이 늘 무겁지만... ​ ​ 텃밭과 꽃밭의 경계가 무너진지는 이미 오래. 수선화 만발한 밭 너머 우리 토종 삼동파. ​ ​ 지난번에 숨은 그림찾기하듯 겨우 구해 낸 파가 제법 통통하니 이쁘게 자라고 있다. 풀에 치어 있을 때는 이걸.. 2024. 3. 29.
비 오는 날에도 봄 비는 그저 모종하기 좋으라고 적당히 내려주는 게 미덕인데 어쩌자고 허구헌 날 찌뿌등한 날씨에 하염없는 빗줄기라니... 어제는 마을회관에 급식봉사 가기 전에 미레가 저지레한 이불을 세탁기에 넣어 나중에 올라 와서 그나마 마침 쨍한 햇볕에 내어 널었다. ​ ​ 수선화 만발이고 바지랑대 높이 올려 마당에 이불빨래 내어 널으니 시골살이 이만하면 꽤 낭만적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 ​ ​ 마을회관에서 먹은 짜장면. 쌀국수가 좀 굵은 게 협찬이 들어 와서 삶아 짜장을 얹었더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어르신들이 집에서 잘 못해 드시는 것 위주로 음식을 장만해서 대접하는데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여럿이 모여 식사를 하니 다들 맛있다하며 잘드시니 힘든 것의 비례로 보람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 오후에는 하루도 빠뜨릴 수 없는.. 2024.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