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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4월이 시작 되었다

by 풀 한 포기 2024. 4. 1.

토종 하얀민들레

같은 민들레여도 토종이라하고 내가 좋아라 하는 흰색이여서

내가 특별히 우대하고 있는데 생각만큼 번식력이 좋지가 않다.

노랑민들레는 조건만 맞으면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홀씨를 마구 흩날리는데

얘는 봄 한 철만 꽃이 피면 그만이니 상대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는듯...

오죽하면 내가 비닐하우스 한 켠에 부러 키우고 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싯귀가 무색하게 꽃이 여기 저기 피기 시작하는

4월은 참 이쁜 계절이다

요며칠 남편과 나는 또 서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각자 눈치를 보며 마음을 삭이고 있다.

남편의 오랜 친구가 느닺없이 아들의 부음을 전해 와서...

처음에는 스미싱문자인 줄 알았다.

조금 늦게 결혼하고 얻은 첫아들이었고 이제 겨우 서른 세 살.

사고였나 짐작했는데 그냥 과로로 인한 돌연사라고,

살면서 가장 겪지 말아야 하는 게 자식을 먼저 보내는 일인데,

얼마나 황망할까 싶기도 하고 ,

겪어봐서 알지만 그 슬픔이 당장에는 그저 경황없고 멍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명료해지고 아주 구체적으로 가슴에 스며 들더라.

결혼 언제하냐고 늘 궁금해했는데

결혼 축의금을 보내야 하는데 조의금이라니 이게 무슨...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은 점점 화사해져만 가고 있다.

폿트에 넣은 씨앗 중에 비교적 씩씩하게 싹이 나오는 것들.

호박과 오이

같이 씨앗을 넣었는데 노각오이는 이제 겨우 흙을 들썩이고 있는 중.

영 소식이 없는 애는 바질...

잘 키워 딸에게 모종을 나눠 주고 또 더 잘 키워 피자에도 얹고 페스토도 만들어야지

미리 미리 김칫국을 여러 사발 들이켰고만,

어제 오늘 모처럼 햇살이 좋아서 눈개승마도 데쳐 널고

표고버섯도 말리고 있다.

아침 일찍 머위가 더 세어지기 전에 한 소쿠리 뜯어 마을회관에 갖다 드렸다.

오후에는 마을 친구들 여럿이 올라 와서 아깝지 않게 머위를 모두 뜯었다.

처음 나오는 나물이니 지금 맛나게 먹고 좀 나중에는 머윗대를 잘라 볶아 먹으면 된다.

마을 어른들께서는 특별히 머위를 좋아해서 부러 한번 더 뜯어다 드린 것.

아마도 여러분이 둘러 앉아 다듬어 데쳐 놓으시지 않을까...

나는 농협에 행사가 있어 오늘은 그 준비를 하고

내일은 저어기 어디 삼천포인지 거기를 가야해서 마을 일은 며칠 모르쇠 하고 있다.

가끔 나타나는 깡패고양이.

얼굴이 퉁퉁부은 것 처럼 쟁반만하다. 덩치도 크고.

그래도 눈치는 있어서 나만 보면 슬금 슬금 숨어서 있다가 마당으로 올라 온다.

매번 전의를 상실하고 꼬리를 내리는 우리집 하트가 뭔 일로 힘겨루기를 할 태세.

저러다 한번 해코지 당할까 봐 내가 하트 편을 들어 깡패를 물리쳤다 ㅎ

즈이들끼리 알아서 서열이 정리되어야 하는데

괜히 팔이 안으로 굽어 자꾸 하트 편을 들게 된다

저 깡패는 온동네 안가는 집이 없고 여기 저기 밥을 얻어 먹고 다니는데

뭔 일로 먼 곳의 우리집까지 진출하나 모르겠다.

우리집에 특별히 이쁜 암코양이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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