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친구

친구

by 풀 한 포기 2024. 4. 6.

오늘...내일...온다 온다 하던 친구가 베트남 여행을 마치고 돌아 와서

정말 우리집으로 오기로 했었는데

천안에 사는 다른 친구 부부가 온다 전화가 왔으니

우리 부부도 즈이 집으로 오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남편과 함께 오전에 사전 투표를 마치고 한달음에 다녀 왔다.

아침부터 서둘러 선물로 가져 갈 꽃들을 캐어 담았다.

오래 된 묵은 뿌리는 정말 캐내는 게 힘이 들었지만 어제 낚시 다녀 온 짐 정리와

흙투성이 차를 세차하는 남편에게 도움을 청할 수가 없어서 혼자 애를 썼다.

아산시 송악면 마곡리.

대전에서 발달장애 어린이 집을 운영하던 친구는 지난해 하던 일을 모두 접고

완전 은퇴를 하기는 했지만 그 뒷마무리며 일련의 일들로 늘 바빠서

언제 한갓지게 노닥거리며 놀 시간이 없었다.

이 집도 15년전에 발달장애 어린이 상담과 놀이치료 목적으로 근린시설허가를 받아 지은 것.

지금은 그저 살림집의 용도로만 쓰이지만 내부시설이 가정집치고는 워낙 버라이어티해서...

친구들이 여럿이 모일 때면 아주 유용하게(?) 활용되지만

내부 시설도 여러번 리모델링했고 엄청 공을 들였지만 실제로는 크게 쓰임이 없어서

우리끼리는 그야말로 `돈 G랄 했다`고 ㅎㅎ

터가 여기도 1500평 가까이 되니 일이...얼마나 많겠는가

문제는 내 친구는 일에는 취미도 소질도 없으니 남편 혼자 좌충우돌하고 있다.

그 남편 또한 열심히는 하지만 그닥 일머리가 있는 편이 아니라서 웬만하면 남의 손을 빌리고

힘드는 것 만큼의 효율성은 없어 보인다.

잠시 시간이 있어 내 눈에는 일만 보여 전지가위 하나 찾아들고 집 앞의 회양목을

쭈욱 이발 시켜 주고 왔다.

친구에게 잠깐 손을 대면 어떻게 달라 지는지 현장학습을 시켰다는...^^

남편들 중 그중 연장자인 울 서방은 가만 앉아 있고

두 친구 남편들이 고기를 굽고

친구는 된장을 끓이고 주변에서 뜯은 나물을 데쳐 뚝딱 상을 차렸다.

예정에 없이 급만남이었지만 천안의 친구 남편과는

그들이 결혼 전 나와는 친구 사이이기도 했고 남편들 끼리도 자주 왕래가 있어서

분위기는 자연스럽고 화기애애.

친구네 집앞의 벚꽃은 마침 만개해서 봄분위기는 제대로 였다.

친구네 집에서 목수국이 여러 종류 있어서 삽목가지를 한개 씩 잘라 왔다.

이제 본격 가드닝을 제대로 하고 싶어는 하는데 너무 뭘 모르니 그저 안타깝더라.

나도 뭐 별로 아는 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꽃도 나누어 주고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도와 줘야겠다 싶었다.

친구네 가는 길에 남편은 송악저수지가 궁금해서 한번 들러 보자고...

남편은 낙시터만 보이고 나는 꽃만 보였다.

저수지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싸리 조팝꽃.

'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밥 한 끼 나누는 일  (29) 2024.01.20
화담숲  (23) 2023.10.19
친구들의 위문공연  (46) 2022.10.25
오랜만에...  (0) 2022.05.22
미루어 짐작하는 마음...  (0) 2022.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