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꽃도 피고 식구도 늘고,

by 풀 한 포기 2024. 4. 4.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

배불러 다니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었는데

그중 한 녀석이 엊그제 새끼를 낳았다.

아침에 나가 보니 다행히 대문안에 들여 놓은 뒤주에 꼬물 꼬물 네 마리.

안쓰는 뒤주의 앞면을 자르고 담요를 깔아 두었더니 겨울에도 몇 마리 들어가 있곤 했는데

용케 다른 곳이 아니고 이곳에 낳았다.

고양이들은 보통 3일쯤 후에 다른 곳으로 새끼를 옮기는 경우가 많아 안 본 척 못 본 척

그러다가 어미가 집을 비운 사이 몰래 들여다 보았다.

이곳에 계속 있으면서 낯을 익히면 이 녀석들과는 좀 친해질 수도 있겠다.

모르는 곳에서 낳아 데리고 들어 오는 애들은 절대로 친해지지가 않고

밥 줄때만 와서 먹고 쌩하니 달아 난다.

남편이 낚시를 가서 집을 비웠으니 밥.밥.밥.이 아니고 내 맘대로 한 끼.

아침에는 콩물 한 잔,

그리고 간식은 선물 받은 경주 찰보리빵과 커피 한 잔,

그리고 고구마를 구워 금선씨가 챙겨 준 작은 양은쟁반에 담았다.

레토르 감성을 지극하는 디자인으로 요즘 새로 만든 쟁반은 나름 꽤 쓸모가 있겠다.

쟁반에 쓰여진 글귀대로 힘나게 밥 잘 먹어야 겠다 ^^

이렇게 여러 모로 덕분에 살고 있다.

목련이 피는 이 맘때 날씨가 심술을 부려 꽃잎이 얼어버리곤 했는데

다행스럽게 올 해는 그런 변덕은 안부릴 듯 하다.

목련은 딱 요 때가 젤 이쁘다.

솜털 보송보송 할미꽃.

날씨 변화에 꽃들의 화기도 뒤죽박죽.

좀 춥다 싶어 다른 꽃들이 안피었을 때 할미꽃이 먼저 피었는데

수선화랑 함께 피었다.

얘는 그냥 제 속도를 지키고 다른 꽃들이 성미 급하게 피어 버린건지 모르겠다

아니면 할미꽃이 게으름을 피웠나..?

전에는 진달래 개나리에 이어 꽃들이 차례로 꽃을 피우더니

요즘은 매화가 피고 나면 모든 봄꽃들이 화르륵 한꺼번에 피어 버린다.

이제 명자가 피기 시작이다

그중 먼저 명자고유색(?) 붉은 명자가 피었다.

다른 색의 명자들도 곧 꽃망울을 터뜨리지 싶다.

명자를 키우고 싶다는 집에 보내려고 흰 겹명자와 이 붉은 명자를 삽목해 두었다.

빈카 보라색도 참 신비스럽다.

까탈 스럽지 않게 어디서고 잘도 자란다.

몇 줄기 심어 10년이 지나니 아주 군락을 이루었다.

그동안에 여기 저기 나눔도 참 많이 했다.

유럽분꽃도 꽃망울을 키우고 있다.

오골오골한 저 꽃망울이 덩어리져 꽃이 피면 그 향기 골짜기 가득 진동하겠다.

꽃은 피어도 이쁘지만 이렇게 기다리는 마음이 더 설레고 기쁨이기도 하다.

우리집은 텃밭과 꽃밭이 뒤 섞여 있다,

오늘도 열무와 얼갈이를 파종하며 남은 밭 한쪽을 쇠스랑으로 긁어

백일홍 씨앗을 흩뿌려 놓았다.

열무밭 옆에 백일홍이 있다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고...ㅎ

먹는 거 하나면 보는 것은 열이니까...

'일상의 부스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 따라 마음 따라  (14) 2024.04.11
랑이가 새끼를 낳았다.  (10) 2024.04.08
삼천포 (사천) 여행  (18) 2024.04.03
비 오는 날에도  (20) 2024.03.28
봄 비가 내린다  (16) 2024.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