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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좋아하는 것75

그저 먹을 궁리... 눈이 내리려 작정(?)을 하니 정말 쉬지 않고 며칠째 내리고 있다. 산꼬댕이에 사는 나는 그저 이쁘다 하고 느긋할 수 만은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불편할 것도 없다 까짓 눈에 갇히면 동안거에 든셈 치지 뭐. 내리는 눈만 하염없이 바라볼 수 없어 며칠 전에 선물받은 볶음땅콩으로 들깨랑 섞어 강정을 한판 만들었다, 들깨 한됫박 퍼다가 씻어 볶아 물엿과 설탕을 끓인 다음 땅콩과 들깨를 넣고 버무려 넓겨 펴서 굳힌 다음 썰어 놓았다. 남편이 가끔 한개씩 집어 먹는 최애간식이다 강정만든다고 들깨를 꺼내다 문득 들기름도 다 떨어져 가고 있다는 게 생각이나 10kg정도를 자루에 퍼담아 눈길을 헤치고 가서 기름을 짜왔다. 눈핑계로 남편의 차를 얻어 타고 모처럼 호강했다. 방앗간 가는 길에 이번 주말에 마을 전체주민들과 .. 2024. 1. 23.
빗줄기를 바라 보며 여린 수국가지 하나 비바람에 꺾인 것을 차마 그냥 두지 못해 안에 들여 하루라도 더 보려고 작은 꽃병에 꽂았다. 한 이틀 수긋하더니 다시 비가 내린다 비 내리기 전 아침 나는 일찍 그간 미뤄 두었던 연산홍 전지를 조금 했고 남편은 진입로 풀작업을 했다. 그리운 이들이 찾아 오는 길이라서 늘 단정하기를 바라는데 한동안 그냥 두었더니 심란해서 남편이 작정을 하고 길로 뻗어 나온 나뭇가지도 자르고 밭쪽으로는 호랭이 새끼치게 생긴 풀들도 정리를 했다. 이렇게 말끔해진 길에 그렇게 기다리던 사람이 다시 오지 못해도 나는 늘 이 자리에 있게 될 것을 알고 있다. 딸에게 줄 삼베이불을 마름질해서 만들어 놓고 간단한 수라도 놓으려고 밑그림을 그렸다 수를 놓다 보니 오래 보관하고 있던 삼베라서 조금 삭아 미어 지는 곳이.. 2023. 6. 29.
소일거리를 찾아서 갑자기 제 정신을 차린 날씨 덕분에 너무 추워 정신줄을 놓기 일보 직전 아침에 일어나 고양이들 밥 챙겨 주고 아울러 쪼까차우.장. 춘배씨의 밥을 주는 일이 밖에서 하는 일의 전부(?)가 되어 버렸다 너무 바빠도 힘들지만 너무 한가한 것도 견딜 수 없는 일. 일이 없으면 까짓 만들어서 하지... 광목 원단 한 필을 사서 조금 탈색을 하고 빨아 여기 저기 요긴하게 쓰고 1m남짓 남은 것을 찾아 내었다. 구들방에 아이들이 오면 쓰는 베개의 베갯잇을 한번 만들어야지...벼르기만 하다가 이 참에 적당하게 잘라 드르륵 재봉질을 하고 한귀퉁이에 수를 놓아 주기로 했다. 연필로 대충 도안을 그리고 수틀없이 쉽게 우리 수를 프랑스자수처럼 내 맘대로 놓아보기로... 완성하니 이런 ...씀바귀 같을까..? ㅎ 이건 며느리 .. 2022. 12. 1.
덥지만 시원 하라고... 더위에 지쳐 가며 방사선 치료 받고 게다가 그 후유증으로 방사성 폐렴까지 와서 며칠째 정신없이 지내던 나에게 내가 삼베 이불 하나 선물했다. 언제 무슨 사연으로 생겼는지 기억에도 없는데 내게 뜬금없이 삼베 한필이 있더라는...ㅎ 생각 날때마다 조금씩 잘라서 찜솥에 까는 보자기도 만들고 그러면서도 딱히 다른 용처가 생각이 안났는데 갑자기 저 것으로 여름 이불을 만들어 볼까 생각이 미쳐 대~충 어림으로 잘라 드르륵 재봉질을 해서 딱 1인용으로 만들었다. 나 혼자 덮으니 딱이다 그러면서 지내다가 아무래도 얘가 아무리 고와도 삼베는 삼베이고 색도 좀 누렇고... 덮고 자다 보면 가볍고 작아서 앞인지 뒤인지 겉인지 안인지 잘 뒤집어도 지고, 그거 구분 용도 내지는 삼베가 주는 느낌에서 조금 벗어나게 수를 하나 놓.. 2022.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