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7 개나리 꽃길 비 내리는 아침. 집으로 올라 오는 길 섶으로 개나리 화사하다. 오래전 이 골짜기에 터를 정하고 인천 집 옆의 학교 담장에서 개나리 삽목가지 몇 개 얻어 와 꾹꾹 심어 놓았던 것이 이렇게 많이 번식을 했다. 해마다 잊지 않고 꽃지고 난 후 장마철이 되면 길게 자란 가지 몇개씩 뚝뚝 꺽어 풀만 나는 길 섶 개울쪽으로 꽂아 둔 것이...그러고 보니 세월이 꽤 쌓인 흔적이다. 헬레보루스(크리스마스로즈) 처음에 너댓가지 종류의 헬레들을 심었는데 오직 이 것만 자리 잡아 꽃을 피우고 있다. 흰색이거나 연두이거나 핑크같은 내가 좋아라 하는 것은 다 떠나고 그중 별로(?)라고 생각했던 얘만 살아 남았다. 기회봐서 다시 한번 몇 종류 들여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포기 나눔으로 번식이 잘 된다해서 꽃지면 우.. 2024. 4. 3. 겨울...비가 내린다 비가 참 줄기차게도 내린다 그것도 겨울비가.... 밤새 요란한 소리, 잠결에는 여름 소나기처럼 들렸을 정도. 오늘도 하루 종일을 내리고 그래도 미진한지 당췌 그칠 줄을 모른다. 남편이 앓던 감기가 기어코 내게로 옮겨 와 여러 날 아주 애를 먹이고 있다. 처음에는 목이 잔뜩 가라앉아 소리를 낼 수 없다가 목이 트이고 나서도 어디라 딱히 말할 수 없게 그냥 아프다. 몸이 아플 때는 그것도 전력 투구하듯 열심히(?) 아파야 짧게 고생하고 마는데 이 일 저 일 모르는 척 하지 못하고 몸을 움직였더니 아무래도 덧거슬렸는지 영 명쾌하지가 않다. 날씨 탓도 있고 이래 저래 마음까지 가라 앉아 매사 의욕상실 상태.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해야하는 마을 일에 때가 때이니 만큼 여러 행사가 있어 몸을 .. 2023. 12. 15. 철 모르고 핀 개나리 같이 가랑코에 오늘 오전에 남편의 친구 한 사람이 전화를 했다. 남편의 대응이 그닥 반가워하지 않는듯 하여 주의 깊게 들어 보니 전화를 한 사람과 또 다른 친구 부부가 우리집에 와서 1박을 하며 송년회를 하자고... 저간의 우리집 사정을 모르고 이런 제의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친밀한 사람도 아니라는 거. 몇 년전에 느닺없이 와서 하룻밤 묵어 간 일이 있기는 하지만 그 때는 그 때고, 더구나 일면식도 없는 자기 부인을 대동해서 두 집 부부가 오겠다니 물론 그러면 어떻겠냐고 우리 의향을 물어 본 것이기는 하지만 이건 아니지 싶다. 우리가 아직은 누구를 청해서 대접하며 즐거운 자리를 마련할 만 하지도 않을 뿐더러 이런 경우 대부분은 우리가 초청을 해야지 막무가내로 올 사람들이 정해서 오겠다는 것은 좀 무.. 2023. 12. 2. 어느새 화르륵 해마다 봄은 늘 느닺 없다. 조심 조심 아주 느리게 올듯 말듯 애간장을 태우게 하다가 며칠 기온이 높아진 것에 화들짝 놀랐는지 모든 꽃들이 동시에 화르륵 피고 말았다. 매화가 피었어요...꽃 보러 오세요...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을 뿐인데 하룻밤 새 벚꽃까지 활짝 피었다. 행여 꽃 보러 오는 이들이 저를 빼놓을까 봐 안달을 낸 것인지, 저 길따라 정다운 이 오기를 기다리며 개나리 별처럼 피었을 뿐. 나는 그저 그런가 보다 그러고 있는데 온 사방에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 버렸다. 벚꽃은 조금 참아 주면 좀 좋아... 여러 날 꽃을 기다리며 가슴 두근 거리는 날들을 즐기고 싶었는데... 뭔 일이람. 고개 들어 하늘만 보고 있지 말라고 발 아래 빈카 조르륵... 묵은 줄기 매정하다 싶을 정도로 바싹 잘라 주었.. 2022. 4. 1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