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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715

새옹지마(塞翁之馬) 뒤늦게 흰 플록스가 만발이다 봄에 고라니가 순을 죄 잘라 먹어서 제 때에 꽃을 보지 못했었다. 나중에 여리게 순이 자라기는 했어도 여름 내내 비에 치여 션찮게 비실거리며 꽃이 피더니 얼마간 제 정신이 든 날씨에 얘도 힘을 내어 두 벌 꽃이 많이 왔다. 요즘 꽃밭은 조금 허술하고 여름꽃 지고 난 뒷설거지가 있기 마련인데 이 아이 덕분에 꽃밭스럽다. 시샘하듯 진분홍의 플록스도 이제야 꽃이 제대로 피고 있다. 고라니 미워하고 그랬는데 오히려 지금 꽃이 피니 더 보기 좋다. 새옹지마로군...그러면서 슬쩍 웃었다. 크레마티스도 힘을 내어 살아 내고 이제라도 꽃이 많이 오고 있다. 봄에 꽃이 피기 시작할 때 엄청난 돌풍이 이 아이를 휘감아 흔들고 나서 피어 있던 꽃도 시들고 급기야는 꽃봉오리 잔뜩 매단 줄기 더미가.. 2022. 9. 12.
가을이 왔다구요 밤나무밑을 무심히 지나치는데 툭! 알밤 한 알이 떨어졌다 올려다 보니 세상에...맞아 때가 그리 되었네. 우리집에서 그중 먼저 익는 밤나무 한 그루 어김없이 추석전에 익어 떨어 진다. 일찍 익는 것 빼고는 미덕이 없다 맛은 맹 맛..ㅎㅎ 그래도 며칠 숙성된 다음에 먹으면 밤맛이기는 하다 내가 늘 투덜거리면 남편은 밤 맛이 그렇지 뭐 별거 있냐고... 멧돼지 등쌀에 사과나무고 배나무고 다 쓰러지고 돌보지 않고 내팽겨 쳐둔 배나무 다 부러지고 남은 가지 힘을 내서 배가 열렸었나 보다. 나도 무심히 가보지도 않았는데... 이 배가 제대로 커서 익으면 맛도 좋은데...우리 팔자에 언감생심. 과일이 익을 만하면 멧돼지 출동하신다 열매만 따먹는게 아니고 나무도 모두 쓰러뜨리고 부러뜨리고 아주 초토화를 시킨다. 나는.. 2022. 9. 4.
모처럼 여유롭게, 저녁나절 모처럼 여유롭게 미레를 데리고 집주변을 어슬렁 거렸다. 날씨도 좋고 내 컨디션도 어지간하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싸리꽃이 피기 시작이다 길 섶에 아무렇게나 있지만 내가 꽃으로 보고 있다. 참취도 하얗게 꽃이 피어 눈길을 잡아 끈다. 가을이라고... 등골나물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집주변 들꽃들도 눈에 들어 오고... 도토리 아마도 졸참나무지 싶다. 좀 있어 저 도토리 영글어 떨어 지면 마을 사람들은 주워다 말려 도토리묵가루를 만들더라 나는 감히(?) 엄두도 못내는 일이지만.. 우리집 기특한 대추나무 지난번에 몇개 열린 거 보고 신기해했는데 얼마나 자랐는지... 아직 달려 있는지...궁금해서 올려다 보니 저거 익어 가는거 아님? 요즘 아침마다 이런 풀밭과 씨름중이다 믿거나 말거나 저게 딸기밭이라는.. 2022. 9. 2.
나도 고추...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고추는 올해 비가 잦아 예년에 비해 턱없이 적게 따서 조금 아쉬운데 관상용 고추들은 병도 없고 심은 종류대로 아주 잘 크고 있다 맨 윗 것은 진가지색으로 열렸다가 빨갛게 익고 아래 것은 보통의 고추처럼 초록이었다가 다 익으면 빨갛게 된다 특징은 모두 하늘을 향해 열린다는 것. 그래도 고추라고 궁금해서 맛을 보니 맵다...ㅎㅎ 먹을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한데 한번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이 작은 구슬같은 고추는 처음에 흰색에 가까운 연두색으로 열려 변화무쌍 주황색이거나 보라색으로 변하다가 다 익으면 빨갛게 되는 것은 똑같다 고추는 결국 빨간 것이 본질인 모양. 이 아이는 다발처럼 한 무더기로 가늘고 뾰족한 고추가 열린다 물론 익으면 다 빨간 색. 아직 시퍼런 청춘이라서 익은 고추 .. 2022.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