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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715

가을 어느 하루 아침 일찍 미레를 데리고 집 진입로쪽으로 짧은 산책을 한다 어제 내린 비로 땅은 아직 젖어 있지만 하늘색이 오늘은 맑은 날이 될 것 같다 미레는 아주 얌전해서 풀 숲으로 뛰어 들어가지도 않고 길로만 그것도 물에 발이 젖지 않도록 진 곳을 피해서 걸어 다닌다 몇발짝 앞서가다가 내가 뒤 따라 오는지 확인하고 다시 걸어 간다 설국이 가고 혼자 쓸쓸해 보여 집에 들여 놓고 나서 얘가 더 영리해 진 것 같다 역시 사람과 가까이 생활하고 교감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이제는 어지간한 말귀는 다 알아 듣는다, 밖에 나갔다 들어 올때는 꼭 발을 닦고 들어와야 한다는 것도 알고 기다리고... 비그치고 날이 좋은 오늘 남편과 함께 오후에 들깨를 베었다. 혼자 하겠다는 것을 내가 조금 거들면 빨리 끝날 것 같아 서툰 낫.. 2022. 10. 11.
가을이라고 일만 하는것은 아니다 문득 올려다 보니 으름이 이미 다 익어 벌어졌다. 손닿는 곳에 있는 것을 따서 입에 넣어 보지만 씨가 거의 전부... 그래도 우물우물 꿀떡..ㅎ 투구꽃도 피었다. 뒷산 길섶에서 보고 긴가 민가? 몇년 전 봄에 잎만 보고 한 포기 옮겨 심었는데 맞네 맞아 투구꽃. 그것도 흰색. 사진으로만 봤고 대부분 내가 본 것은 보라색이었는데... 여린가지가 옆으로 쓰러져 있어 막대하나 꽂아 묶어 주며 꽃이 피길 바랬더니 화답을 했다 산 밑에 살아도 잘가지도 않는 산. 게다가 뭘 옮겨 오는짓은 안하는데 왜냐하면 가져와 봐야 환경이 달라지니 살리기도 어렵고 걔들이 사는 자생지가 제일 잘 자랄 것이고 보고 싶으면 내가 가서 보면 되니까, 올해 전혀 꽃이 안 온 곳의 꽃무릇을 옮겨 심었다. 뭔가 그곳에 안맞는 느낌이어서 집에.. 2022. 10. 9.
진짜 가을 쑥부쟁이 시월 의 첫 날. 이젠 어쩔 수 없이 가을 한가운데로 들어 서고 있다. 한낮의 햇살은 뜨거웠지만 그 기세는 한 풀 꺽인지 오래. 쑥부쟁이 구절초 맘껏 때를 노래하고 하늘은 드높다 구절초 목화 목화의 두번째 꽃인 솜이 일고 있다. 늦게 꽃봉오리를 매달은 것부터 솜까지 한 그루에서 목화의 일생을 보고 있다. 까실 쑥부쟁이 아까운 가을 햇살 그 햇볕에 예의를 갖추고자 아주까리 잎을 따서 삶아 내 널었다. 연할 때 진즉부터 따서 해야 하는 일을 이제야... 지난번 친정 올케가 와서 한번 따가고 오늘 올려다 보니 새 잎이 많이 돋아서 햇살 핑게로 한 소쿠리 땄다. 엿기름도 잘 말라 가고 있고 마르면서 싹이 초록색으로 변해 가고 있다 토란대는 아직 덜 시들어서 그냥 조금만 껍질을 까서 널어 놓았다 내일 오.. 2022. 10. 1.
가을로 가는 꽃밭 핫립세이지 차츰 기온이 내려 가니 더울 때는 흰색이거나 빨강으로만 피던 꽃들이 제대로 핫립(?)이 되어 가고 있다. 곁을 지날 때 잎을 건드리면 허브향이 물씬 난다. 이곳에서는 월동할 때 각별히 보온을 해줘야 되는데 그도 못미더워 여름에 목질화 된 줄기를 몇 개 보험들듯이 삽목을 해서 안에 들였다가 봄에 다시 꽃밭에 내다 심기도 한다. 새깃유홍초 부러 키우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기어이 덩굴을 올려 꽃을 피우고 만다 별을 닮은 꽃이 이쁘기는 하지만 덩굴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 포기 정도면 충분하다 꽃이 피니 이뻐 봐주지 성질은 환삼덩굴 걔와 같다 ㅎㅎ 꿩의 비름 어디서라도 존재감을 들어 내는 꽃이다 땅이 척박하거나 말거나 아주 씩씩하다 곤드레(고려엉겅퀴) 이 아이가 꽃이 피면 정말 가을초입이다 적당히 꽃을 보.. 2022.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