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 풍경715 바쁜 하루 올해의 입춘시는 오전 11시 47분 이라해서 남편이 쓴 입춘방을 그 시간에 맟춰 지난해의 그것을 떼어 내고 새로이 붙였다 무슨 대단한 의미를 두기보다 그저 일상의 소소한 재미로 생각하며 해마다 하는 일이다 마을에서는 대보름 맞이 행사로 열 나흩날인 2월 4일 서낭제를 지냈는데 그에 앞서 오전에는 미리 서낭제 지낼 당산나무 주변을 청소하고 금줄을 쳤다 해가 진 저녁시간에는 부녀회에서 마련한 제물을 나무아래 진설하고... 동네 어르신들을 비롯해서 모든 주민들이 각자 준비한 제물을 받치며 마을의 안녕과 아울러 개인의 행운을 비는 제를 올렸다 달집태우기 제를 마친 후 소지를 하는 모습 점심에는 마을 회관에서 오곡밥과 나물을 장만해서 모두 모여 식사를 했고 서낭제 지낸 뒷풀이를 회관에 모여 밤늦게 까지 먹고 마시.. 2023. 2. 6. 그래도 봄은 가까이... 어제 오늘 낮동안 기온이 제법 포근하다 아직 연못의 물은 꽁꽁 얼어 있지만 얼음 밑으로 작은 물고기나 산 개구리들이 돌아 댕기더라.. 집앞 게곡으로도 응달의 눈은 조금 남아 있지만 제법 졸졸 소리를 내며 물이 흐르고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봄은 가까이 있구나하고 느끼게 된다 지난번 눈에 쓰러졌던 소나무를 남편이 자르고 있다. 보기와 달리 나무는 거대하고 늙은 남편은 힘이 딸리고, 그나마 어지간한 굵기의 나무는 적당히 잘라 길 위로 올려 놓았지만 도랑으로 떨어진 굵은 것들은 짧게 자르는 것도 일이지만 그런다 해도 한 토막의 무게가 감당할 만하지가 않게 생겼다. 눈의 무게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저 굵은 소나무가 세로로 찢어지기까지 했다. 자연의 힘은 참으로 짐작하기가 어렵다. 남편은 일단 여기까지만 하고 언제든.. 2023. 1. 31. 요즘 겨울 날씨 계절감을 잃어버린듯한 요즘 날씨 지난번에 많이 내려 쌓였던 눈도 해빙기처럼 모두 녹아 버렸고 정말 이래도 되나 싶게 가벼운 옷을 찾아 입어야만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밖에는 싸락눈이 내리고 있었다. 오후 들어서며 기온도 조금 내려 가는듯하고, 이제야 겨울이라고 제 정신을 차렸나 싶다. 정물처럼 저 자리에 늘 놓여 있는 탁자에도 햐얀눈이 아주 얇게 손님으로 내려 앉았다 그러나 그동안 땅의 온도가 올라가서인지 눈은 내리는재로 대부분 녹아 버리더라. 해마다 이맘 때면 늘 조바심치게 수선화 새 순들이 촉을 내민다 아직 겨울 한가운데 어쩌려고... 그러나 씩씩하게 잘 이겨 낼 것을 알고 있다. 집 뒤란으로 아주 가까이 고라니가 내려 왔다. 가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데 눈이 마주쳐도 금방 달아 나지 않고 한.. 2023. 1. 15. 밤새 눈이 내렸다 어제부터 종일 눈이 내렸다 말다 그러더니 우박도 내리고 때로는 빗줄기도 보이고 낮 동안에 내린 눈은 다 녹았었는데 저녁 나절부터 밤으로 내린 눈이 아주 볼 만하게 쌓여 겨울스런 풍경을 만들었다 겨울에는 좀 삭막해 보이는 철제 테이블에도 눈이 내려 쌓이니 한결 푹신해 보이고 사방 어디를 둘러 보아도 온통 눈세상이다 풍경이야 아주 낭만스럽지만 나는 기어코 눈에 갇힌 모양이다. 그래도 생존에는 지장 없으니 그저 즐길 일이다 2022. 12. 14.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1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