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낮동안 기온이 제법 포근하다
아직 연못의 물은 꽁꽁 얼어 있지만 얼음 밑으로 작은 물고기나
산 개구리들이 돌아 댕기더라..
집앞 게곡으로도 응달의 눈은 조금 남아 있지만
제법 졸졸 소리를 내며 물이 흐르고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봄은 가까이 있구나하고 느끼게 된다
지난번 눈에 쓰러졌던 소나무를 남편이 자르고 있다.
보기와 달리 나무는 거대하고 늙은 남편은 힘이 딸리고,
그나마 어지간한 굵기의 나무는 적당히 잘라 길 위로 올려 놓았지만
도랑으로 떨어진 굵은 것들은 짧게 자르는 것도 일이지만
그런다 해도 한 토막의 무게가 감당할 만하지가 않게 생겼다.
눈의 무게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저 굵은 소나무가 세로로 찢어지기까지 했다.
자연의 힘은 참으로 짐작하기가 어렵다.
남편은 일단 여기까지만 하고
언제든지 마음이 동하면 조금씩 자르던지 옮기던지 그럴 것이다
나는 그냥 구경꾼이니 멀찌감치 바라다 보기만 한다.
춥다 춥다 해도 절기는 어쩔 수 없어 입춘이 코 앞이니 날씨가 한결 누그러졌다.
올해는 윤달이 2월이어서 어쩌면 봄이 조금 더디 오려나 싶기는 해도
마음으로는 벌써 봄이 성큼 다가왔다.
미레가 봄맞이 털갈이 중이라서 온집안에 날리는 털을 감당할 수가 없다
거의 매일 목욕탕에 들여 놓고 빗질을 해주고 있다
빗질할 때마다 한웅큼씩 뽑아줘도 털이 고양이 털처럼 날려서
남편과 나는 절로 털옷을 입고 있다 ㅎㅎ
하루 종일 돌돌이로 털을 찍어 내는 일이 요즘 나의 일이다,
설에 내려 왔던 딸이 짧은 돌돌이로 감당이 되겠냐며
자루가 긴 돌돌이를 끈끈이 테잎 리필용 엄청 많이 사서 보냈더라...
밤에는 남편침대 밑에서 자는데
가끔은 이렇게 내 침대 옆으로도 와서 잔다.
방석 한 개 둔 곳이 제자리라고....
낮에 털을 많이 뽑아 추울까봐 내가 이불을 덮어 줬다, ㅎ
아침까지 저러고 이불을 덮고 얌전히 잔다
뭔 개가 집을 지켜야지 잠을그렇게 잘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