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 풍경715 꽃밭에는 꽃들이 봄이면 제일 먼저 봄소식을 전해 주는 수선화는 구근을 심어 두면 알아서 월동을 하고 보기보다 무던하게 꽃을 피워 아주 효자 노릇을 한다. 연한 노랑의 수선화는 이제 군락을 이룰 만큼 많아져 나눔도 많이 했고 다른 두 가지는 올 해 처음 서너 포기씩 꽃을 피웠다. 맨 위 흰 수선화는 특이 하게 봉오리 하나에서 벌어 지며 꽃송이가 서 너개로 나뉘어 핀다. 꽃대 하나에 꽃이 여러 송이가 피니 풍성하고 보기 좋다. 토종 앵초 귀하게 멀리서 내게 왔는데 아주 잘자라 세도 많이 불려 올해는 듬뿍 떠서 나눔도 했다. 꽃을 들일 때는 첫째 조건이 노지 월동을 하느냐..인데 이 토종 앵초도 그냥 심어 두면 제자리에서 겨울을 나니까 우리집에 딱 맞는 아이다. 매화말발도리 흰색의 겹명자 신비한 색감...의 겹명자 주황색의 .. 2022. 4. 15. 어느새 화르륵 해마다 봄은 늘 느닺 없다. 조심 조심 아주 느리게 올듯 말듯 애간장을 태우게 하다가 며칠 기온이 높아진 것에 화들짝 놀랐는지 모든 꽃들이 동시에 화르륵 피고 말았다. 매화가 피었어요...꽃 보러 오세요...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을 뿐인데 하룻밤 새 벚꽃까지 활짝 피었다. 행여 꽃 보러 오는 이들이 저를 빼놓을까 봐 안달을 낸 것인지, 저 길따라 정다운 이 오기를 기다리며 개나리 별처럼 피었을 뿐. 나는 그저 그런가 보다 그러고 있는데 온 사방에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 버렸다. 벚꽃은 조금 참아 주면 좀 좋아... 여러 날 꽃을 기다리며 가슴 두근 거리는 날들을 즐기고 싶었는데... 뭔 일이람. 고개 들어 하늘만 보고 있지 말라고 발 아래 빈카 조르륵... 묵은 줄기 매정하다 싶을 정도로 바싹 잘라 주었.. 2022. 4. 11. 흰 앵두 나무 붉은 열매가 열리는 앵두 나무 흰색의 앵두가 열리기를 기대하는 앵두 나무 그런데 꽃의 색이 다르지 않다. 흰색 앵두 씨앗으로 심어 올 해 처음 꽃을 보는데 세 그루 중에 한 그루를 흰색앵두라고 먼데 시집을 보냈는데 흰 앵두가 안열리면 어쩌나... 두 그루 중 아직 꽃봉오리가 열리지 않는 한 나무가 있는데 그것은 꽃색이 흰색 같기도 하고 제발 나머지 한 그루가 흰색의 앵두가 열리기를 바라고 먼데 보낸 것도 꼭 귀한 흰색의 앵두가 열렸으면 좋겠다. 열매가 여는 나무를 씨앗부터 시작헤서 꽃을 보고 열매를 보는 일은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그 기대감이 큰 나무 한 그루 사 심는 것과는 아주 다른 경험이다. 흰색의 능수 복사꽃 나무를 지난해에 먼 데서 와서 심었는데 살짝 꽃망울이 생기는 것도 같고 그것도 아주 기대.. 2022. 4. 7. 낭만 고라니 새순이 얼마나 이뻤는데...왕원추리 낭만은 무슨...망할 놈의 고라니 지난 밤 내 꽃밭에 내려 와서 꽃만 모조리 잡수셨다. 뭐를 좀 아는 놈인 거는 확실하다. 온갖 것 다 두고도 꽃만 따 먹는 다는 거지... 그저 눈으로만 보고 코로 향을 음미할 줄 안다면 정말 배운 놈일텐데... 그 풍성하던 할미꽃 그 이쁘던 돌단풍 아주 아주 연했을 초롱꽃까지 봄이면 연례행사처럼 고라니가 내려와 순례를 한다 춘배가 아무리 짖어도 묶여 있는 것을 아는 거지. 아침 내내 궁시렁 거리며 고라니 욕을 했다. 꽃 이쁜 것은 알아 가지고 꽃만 똑! 따먹다니... 그래도 수선화 무스카리는 무사하다 고라니 입맛에는 안맞는듯...다행히 지난해에는 무스카리도 모조리 잘라 먹었었다. 고라니 걔는 도대체 안먹는 것이 뭐임? 조금 서늘하다 .. 2022. 3. 31.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1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