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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가을 어느 하루

by 풀 한 포기 2022. 10. 11.

 

 

아침 일찍 미레를 데리고 집 진입로쪽으로 짧은 산책을 한다

어제 내린 비로 땅은 아직 젖어 있지만 하늘색이 오늘은  맑은 날이 될 것 같다

미레는 아주 얌전해서 풀 숲으로 뛰어 들어가지도 않고 

길로만 그것도 물에 발이 젖지 않도록 진 곳을 피해서 걸어 다닌다

몇발짝 앞서가다가 내가 뒤 따라 오는지 확인하고 다시 걸어 간다

 

설국이 가고 혼자 쓸쓸해 보여 집에 들여 놓고 나서 얘가 더 영리해 진 것 같다

역시 사람과 가까이 생활하고 교감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이제는 어지간한 말귀는 다 알아 듣는다,

밖에 나갔다 들어 올때는 꼭 발을 닦고 들어와야 한다는 것도 알고 기다리고...

  

 

비그치고 날이 좋은 오늘 

남편과 함께 오후에 들깨를 베었다.

혼자 하겠다는 것을 내가 조금 거들면 빨리 끝날 것 같아 서툰 낫질로 조금씩 베었다.

그러고 보니 들깨는 처음 베어 보는듯...

 

윗밭에도 이 만큼이 있는데 올해는 들깨농사도 션찮아서 털면 얼마나 되려는지,

들깨밭 옆에 감나무가 있는데 올려다 보니 절로 홍시가 된 것들이 많이 눈에 띄여

남은 시간에 남편에게 감을 따달라고 해서 

한소쿠리 가지고 올라 왔다.

 

 

저간에 애호박이 안열린다 궁시렁 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찬바람이 일며 정신없이 열리고 있다.

뭐든 적당히가 안되는 것은 얘도 마찬가지인지  내일쯤 또 딸 것도 보이더라

당분간 호박반찬을 열심히 해먹어야 되게 생겼다.

 

 

 

봄에 비쩍마른 강황을 얻어 이게 싹이 나오려나 그러면서 심었는데

숲을 이루었다,

이제는 생강이며 강황도 캐야 할 시기가 되었다.

강황이 그리 몸에 좋다고는 하던데 먹는 양은 미미하다

세상에 몸에 좋다는 게 어찌나 많은지..ㅎㅎ

 

 

뒤늦게 핀 담배꽃

 

소국이 이제 피기 시작이다

종류별로 화기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곧 이것 저것 다 피게 될 것이다

길섶으로 쭈욱 심은 애들을 올해는 제대로 간수를 못해서

키도 크고 죄 쓰러지고 조금 형편없지만

그래도 꽃은 필 것이고 나는 내년에는...잘 할 수 있으리라고 다짐도 하고 그런다

 

 

우리집 수컷 고양이 중에 서열 1순위.

내가 뭘 하는지 계속 따라 다니며 지켜 보고 있는 중.

 

 

화초고추들도 이제 모두 익어 가지를 늘어 뜨리고 있다

올해는 저걸 따보려고 생각중이었는데 과연 그렇게 될런지

또 딴다고 한들 뭐에 쓰게 될지도 모르겠고...

어쨋든 무지 매운 애들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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