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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가족118

거짓말 겨울의 끝자락 어쩌면 봄이 저 멀리 올 것 도 같은 그런 날쯤에 내 생일이 들어 있다. 지난 내 생일도 여늬 때와 다름없이 봄을 기다리는 설레임을 품고 다가 왔고 아이들 또한 숙제처럼일지는 모르지만 바리바리 선물을 싸들고 내게로 왔다 언제나 기꺼운 마음으로 셀프 생일상을 차리고 핑곗김에 아이들에게 맛난 것 해먹이려고 동분서주하며 그날을 보냈다. 아들과 며느리는 3주쯤 후에 스페인 여행을 가기로 예약했다며 조금 들뜬듯 말을 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올라 가고 얘기했던 여행일이 다가 오는듯해서 언제 떠나느냐 전화를 했더니... 여행을 취소 했다고, 그렇다면 그것은 좋은 일은 아닐 것이고 무슨 변수가 생겼다는 것인데, 채근하면 물으니 `보현이가 아파요. 좀 많이...` 얼마전 부터 몸이 좀 이상해서 비뇨기과로 .. 2023. 7. 25.
미리 어버이 날 카네이션 꽃 대신 카네이션 떡케잌 어버이 날을 앞두고 딸아이가 내려 왔다. 입원중인 며느리가 보낸 선물도 함께.... 오지 못하니 마음을 보낸다며, 무슨 경황에 내 선물까지 챙기는지.... 딸아이가 남편에게는 낚시갈 때 입으라고 후드가 달린 얇은 점퍼를 사와서 맞는지 입어 보라고, 있는데 뭘 또 사왔냐니까 이제 우리는 없어서 사야 되는 것은 없답니다 아주 명쾌한 답변을 한다 그리고 나에게는 오래된 샘소나이트 백팩을 대신할 가방과 히잡을 연상케하는 앞가림이 있는 모자를 사왔다. 오래된 가방이 가죽제품이어서 무겁기도 하고 낡기도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품목이어서 아직도 잘 쓰고 있고 시골살이에 가방이 그닥 요긴하지도 않지만 일단 가납하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 그중 큰 선물은 어딘가에서 새끼를 낳아 기르고 있다.. 2023. 5. 5.
기억 깊어 가는 가을 저녁이 나를 묵은 사진첩을 들추게 했다. 그곳에는 내 기억에는 없는 젊은 청년의 내 아버지가 추레한 일본 군복을 입고 무표정하게 바라 보고 있다. 소화 19년, 1944년 막바지 징용에 징집되어 떠나기 전에 남기고 가셨던 사진 한 장. 기념될 만한 일은 아니었겠지만... ​ 다행히 나고야에서 탈출 밀항선을 타고 돌아 왔다는 얘기를 어린 날에 들은 기억이 있다. ​ 제2 국민역이라고... 일본 징용에서도 살아 돌아 왔고 아마도 6.25 무렵에 다시 징집되어 군에 가지 않았나 싶은데 이 때의 무용담(?)도 간간히 들었던 기억이 있기는 하다 무엇을 기원하며 목에 묵주를 걸고 사진을 찍었을까...? 아직도 아버지는 청년이다. ​ 전설처럼(?) 얘기 속에만 있는 내 오라버니다. 얼마나 귀한 자손이.. 2022. 11. 3.
우리집 냥이들 랑이가 나무 그늘 탁자에 자리를 잡고 길게 드러 누워 낮잠을 청하려는데 눈치 없는 새끼 고양이들 우르르 모두 랑이새끼는 아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구분없이 가끔 젖을 물린다 이미 독립할 시기도 지났고 사료도 잘먹는데 굳이 젖을 먹일 일이... 보다 못해 내가 새끼들을 죄 떼어 내고는 한다 얼마나 힘들까 싶어 따로 먹을 것도 챙겨 주고, 저 아이가 원래 성격은 시크해서 곁에 잘 안오고 먹을 것을 줘도 적극적으로 달려 들어 먹거나 하지 않았는데 내가 특별히 저를 챙기는 것을 눈치 챘는지 요즘은 내가 따로 부르면 쪼르르 오고 손으로 먹여 주는 것도 냉큼 잘 받아 먹는다. 고양이를 가까이 보다 보면 특별히 마음이 가는 애가 있다. 랑이는 내가 본 중 모성애가 특별히 강한 애 같다. 저 아이 젖을 먹고 자란애가 지 .. 2022.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