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이 한낮에 앞마당에 자리를 잡고 빚쟁이 처럼 다 드러누워 있다
빚받을 때까지 절대로 일어날 생각이 없다구...
아침.저녁 하루에 두번씩 사료를 주는데
한마리당 그릇 한개가 원칙이다
큰 그릇에 한꺼번에 주면 힘센 녀석이 독차지해서 어리거나 약한 녀석은
항상 배를 곯는일이 있어 밥그릇을 여러개로 나누어 주면
그래도 그중 한개는 차지가 되므로 귀찮아도 늘 그렇게 밥을 준다
나이든 녀석들은 밥시간을 기가 막히게 알고 시간 맞춰 나타나고
더러는 조금 미리 와서는 밥내놓으라고 조르기도 한다
내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그 문소리를 듣고 어디선가 쏜살같이 나타나기도 하고,
창문앞 화분놓는 선반을 고양이들에게 빼앗겼다.
봄부터 꽃이 피는 작은화분 위주로 가을까지 올려 두는 곳인데
겨울이면 화분없이 빈 선반만 있고 해가 잘드니 고양이들의 핫플레이스가 되는데
지난해부터는 화분을 올려 놓아도 그 틈으로 올라가서 화분을 굴러 떨어뜨려 깨기 일수이고
올 봄에는 아예 이렇게 몽땅 차지를 해버려서 내가 졌다.
그래...니네들 해바라기하기 딱 좋으니 그리해라...머.
함께 살아가려니 내가 양보하거나 포기해야할 일도 많고
더러는 성가시기도 하지만 어차피 나한테 기대고 사는 생명들
어떻게든 서로 편안하게 살아가야지 별 수 없다.
근데 그것이 내가 일방적으로 불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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