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집안으로 서너번을 들락거린 콩이 녀석이다
우리집 냥이들 중 그중 어른.
별님이와 달님이 이후 콩이와 보리가 있었는데 욘석이 바로 그 콩이다
처음에 우리집에 왔을때 손안에 들어 올 만큼 작아서
주사기에 우유를 넣어 멕이고 사료를 갈아 묽게 반죽을 해 먹이면서
간신히 살려냈던 녀석.
고양이의 자존심이라는 꼬리도 아예없고 다른애들에 비해 체구도 작아
다른 냥이들에게 늘 치여 안스러운데
집근처를 떠나지는 않지만 그나마 야생성이 있어 바깥생활에 잘 적응하고 살고 있다
올 봄에 새끼 세마리를 낳아 비닐하우스에 터를 잡고 살아서
그곳에 잠자리를마련해 주고 아침 저녁으로 사료와 물을 챙겨 줬는데
새끼들이 자라자 애들을 놔두고 사라졌다가
늦가을에 나타났는데 배가 또 불러 있었다
그러고는 어느날 보니 배가 홀쭉해진걸 보니 새끼를 낳은듯했지만
아침 저녁 밥만 먹으러 오지 어디 있는지 몰랐는데
그러면서 날씨도 추워지고 새끼가 있다면 걱정이라서
밥을 주며 `애기 있으면 데려와라..추운데 집으로 데려 와라`했더니
세상에나 얼마전 아침에 나갔더니 자라서 사료를 먹을 정도는 되는듯한 새끼들을 데려다 놓았다
아직 사람과 친하지 않으니 이렇게 구석에 숨어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더 신기한 것은 대문안에서 지내던 일곱마리 고양이들이 집을 내주고
멀찌감치 이사를 가버린 것.
평소에는 콩이가 접근을 못하게 하악질을 하고 쫓아 내던 애들이
새끼를 데려 오자 순순히 집을 내주고 아침 저녁 밥만 먹으러 온다는....
아마도 동물 세계에서도 종족보존의 본능으로 새끼를 양육하는 에미를 우대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
이젠 편안하게 문을 긁으며 열어달라 그러고 집안에 들어와 밥도 먹고 잠도 자고 그런다
애기냥이들도 이젠 나를 봐도 심하게 달아 나진 않고 ,
맛난 거 달라고 머리로 들이 받으며 냐옹 조르기도 하고,
아마도 새끼들 양육할 동안은 무지 친한 척을 하며 가까이 지내지 싶다.
그러다가 다 키웠다 싶으면 새끼들 곁을 떠나 휙 나가 버릴것이다..
그러나 이 아이는 멀리는 안가고 집주위에서 몇년을 살고 있다
내가 이름을 지어주고 가족으로 대하는 마지막 녀석인걸 아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