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생일
본생일은 1월 2일인데 애들 형편상 주말에 가족이 모였었다
가족이래야 어른만 달랑 다섯 명이지만...
남편의 생일상이지만 역시 애들이 원하는 한가지음식을 메인으로,
양장피를 마련했다
맛도 중요하지만 비주얼도 무시못해 커다란 접시에 그득 한가운데 놓고
그래도 생일상이니 전, 갈비찜, 잡채,크래미샐러드를 준비하고
미역국과 묵무침 갈치구이 톳두부무침을 밥반찬으로 마련했다
생일케익의 초는 나이와 무관해진지 오래...그냥 촛불.
양장피를 해달라는 주문에 걸맞게 며칠전 대만다녀오며 샀다는
무려 58도짜리 금문고량주를 아들네가 가져 왔다.
고량주잔이 없어 집에 있는 술잔중 그중작은 사케잔으로 마셨는데
술못하는 나도 한 잔을 마셨다
물론 새눈물만큼씩 나누어서,
그래도 가슴이 짜릿짜릿 독하긴 무지 독했지만 뒷끝은 깔끔.
내가 좋아해서 제철 해초인 톳을 두부와 참기름과 소금으로만 무친 것.
고소하고 슴슴한 맛으로 먹는...
필요한것을 생일 선물로 선주문해야하는데
필요한게 없다는 말에 딸이 요즘 날씨가 별로 춥지않으니
편하게 입으라고 아주 두껍지 않은 구스다운 긴 점퍼를 보내오고,
어떠냐는 딸의 전화에 내가 일갈하길 `참전용사 같다`
아들네는 낚시좋아하는 즈이아버지 좌대위에 설치하는 텐트가 낡은것을 보고
하나 보내왔다
남편이 마당에서 펼쳐보고 있는 중.
김장때 다녀 가고 딸은 그사이 한번 더 왔었고
이렇게 생일핑계로 애들이 또 왔으니 자주 봐서 좋긴하다
얼마후엔 또 설날.
애들도 참 바쁘게 생겼지만 그런게 사람 사는 일인걸 어째,
나도 또 해먹일 궁리하느라 바쁘겠고
그저 유유자적 울서방만 복은 타고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