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산소가 공원묘지에 있는지라 따로 벌초할일도 없고해서
추석전에 미리 들러 보지 않는고로
매해 추석전날에 우리 식구만 따로 성묘를 한다
큰댁시숙이 돌아가시고 난 후
장조카가 서울 잠원동에 살고 있어서 잠원동성당에서 모여
합동미사로 차례를 대신하는데
고약한 나는 몇년전 부터 안간다 선언했다
우리 애들이 설이나 추석에 이곳으로 내려오는데 큰댁의 집도 아니고
성당에 모여 미사함께 보고 그거 끝나고 나면 딱 점심때인데
우루루 어디 식당 문연데 없나 기웃거리는것도 싫고
합동미사야 전국 어느성당에서나 지내도 되고
기왕에 고약 떠는거 `나는 부모님 살아생전에 한 효도로 가름한다`말하고는 참석안하고
그냥 유구에서 보내고 있다
사실 서울에 사는 형제만 모이고 그도 시숙이 돌아가신 집들은 따로 자기집 차례지내고
그러는 형편인지라 나도 내며느리 생기니 따로하겠다 라고 한 것.
우리 남편도 엄청 잘한거는 없지만 내가 진심으로 시부모님께 최선을 다했던 것을 알기에
명절에 우리 식구만 따로 지내는것에 쉽게 동의를 하고
아주 편하게 지내고 있다
아주 단촐한 우리가족의 성묘
정식 차례상도 아니고 간단히 포와 차례주만 챙겨 다녀오곤한다
가을 장마가 들어 한동안 해보기가 어려웠는데
모처럼 추석날 하루 해가 나고
저녁에는 둥실하게 보름달이 동산위로 떠올랐다.
집앞에 나와 앉아 달을 보며 있으니 더없이 느긋한 마음이 든다
그저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