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내 친구 하나가 산다.
섬이기도 하고 섬이 아니기도 한 온통 바다로 둘러싸인 그곳에
내 어린 친구가 산다.
그 친구의 생일언저리 여행을 빌미로 늘 만나는 우리가 그곳으로 찾아갔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팬션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 일찍 창으로 내다 본 바다는 저랬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모호하고 잔뜩 가라앉은 그런...
친구 하나가 문득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를 저 바다닮은 목소리로 들려주고
아직은 지난 밤의 달콤한 잠에서 빠져 나오기도 전에
참으로 쓸쓸한 그런... 그런 소식을 티비뉴스가 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웃었고
친구들과의 만남은 즐거웠고
우리는 또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치미를 뚝떼고 살아 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