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다 보니 별 일,
지난 가을 마늘 심을 때 함께 심은 양파가 거의 전멸하다시피 돌아 가셨다.
겨울이 그리 추운 것도 아니었는데..
얼마나 먹는 다고 조금 사서 먹어도 되지만 밭을 놀려 두기가 좀 그렇기도 해서
봄양파를 심게 되었다.
이곳은 늦가을에 심지 봄에는 양파 심는 것을 본 적이 없었는데
강원도 영월에 사시는 어느댁은 늘 봄에 양파를 심더라구,
그래서 혹시? 하고 수소문을 했더니 이곳 농약사 한 곳에 양파모종이 있다는 정보가,
냉큼 달려가 한 판 사다가 흔적도 없던 양파밭에 다시 심었다.

사진 오른 쪽 두 포기는 지난해 심어 겨울을 난 것.
아무래도 좀 토실토실하고 힘이 있어 보이고
이제 심은 애들은 실낫같다.
잘 살아 양파 구실을 하려나 모르겠네..
그러잖아도 봄에는 일이 많은데 양파까지 재벌 심는 일이 생겼으니 바쁠 수 밖에 없겠다.

본시 약을 안하고 감자고 뭐고 심었었는데
굼벵이 등쌀에 개갈이 안나서 올해 씨감자도 새로 샀고 어쩌나 고민하다
농협 경제사무실에 들러 상담을 했더니
그곳에 있는 박사(?)님께서 자기말만 잘듣고 하라는대로 하라면서
이것 저것 약을 챙겨 줬는데 모두 혼합해서 뿌리고 밭을 갈아 엎고 고랑을 만들라고...
그런데 이렇게 고운 색깔의...괜찮을까..?

어쨋든 남편이 밭을 갈고 두둑을 만들고 있다.
변절을 한 우리 마음을 저 밭은 이해 하려나,

마당에서 풀을 뽑는데 소랑이가 내 옆을 계속 스치듯 지나 다닌다.
절로 떨어진 씨앗에서 난 갓과 함께 벌써 뾰족뾰족 올라온 풀이 금새 한삼태기가 된다.

오전에는 하우스에서 일을 했다.
장미삽목을 하는 것을 끝으로 올 봄 삽목은 그만하려고 한다.
나머지는 마을 꽃밭에 내어 갈 것들을 일단 파종을 했다.
싹이 나도 못알아 볼만한 것들만 이름표를 꽂아 주고
나머지는 얼굴이 나오면 구분이 되겠다 싶어 그냥 심고 쭈욱 늘어 놓았다.
빼먹은 채소나 그런 것들은 생각나는대로 폿트에 심으려고 한다.



어느새 냉이는 꽃이 피고 끝물이다.
오늘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냉이 한소쿠리를 캐고...

씀바귀 너는 며칠 더 있다 캐도 되겠다.
냉이나물 먼저 먹고 쌉싸레한 너 씀바귀도 곧 나물로 밥상에 올릴 것이다 ㅎ

제법 튼튼해 보이는 개나리 자스민 삽목둥이.
담 주에 꽃샘 추위가 있다 해서 아직 하우스안에 모셔 두고 있다.
바깥 날씨가 어지간 해지면 자리 잡아 옮겨 심어야 겠다.

바깥월동이 안되는 아이라서 화분에 뿌리를 옮겨 하우스안에서 겨울을 나고
이제 새순을 뾰족뾰족 내미는 루엘리아.
노지월동만 되면 참 괜찮은 아이인데..
두 화분 정도 살아 있으니 키워 가면서
또다시 계속 삽목을 해서 늘려 가을까지 꽃을 보면 되겠다.
봄에는 슬그머니 되살아 나는 경작본능 때문에 하루도 쉴 날이 없이 일을 찾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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