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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말 잘 듣는 머슴

by 풀 한 포기 2024. 10. 18.

 

어디서 말 잘 듣는 머슴 항 개 보쌈해오고 싶다하던 어느 분 말씀에

맞다...맞다... 무릎을 치며 맞짱구를 쳤더니

울 서방 눈치를 챘는지 갑자기 일을 몰아서 하고 있다.

부지런한 집은 벌써 마늘을 심었다고도 하던데 이제야 마늘 심을 밭을 마련했다.

나역시 마늘도 안 쪼개 놓았으니 할 말이 없기도 하지만서두...

 

 

유채씨 뿌리겠다고 한 밭도 아침 일찍 비오기 전에 

물 빠질 도랑을 만들어 주고,

남편의 통화를 엿듣자하니 토요일 1박 2일의 낚시 약속이 있는듯...

맘 놓고 낚시를 가려니 이거라도 해놓아야 겠다 싶었나 보다.

 

 

곤드레밭도 말끔하게 베어 냈다.

씨앗 여물기 전에 베어 달라 했더니

안베어도 좋은 옆댕이 영아자밭과 참취 그리고 초석잠까지 모조리 베었다.

남편 눈에는 그게 그거 같았을 터.. 이해하고 용서 한다. 

 

 

어제 오늘 남편이 일을 하니 벗어 놓은 작업복이 산더미

핑곗김에 구들방에 군불을 때고 빨래를 널어 놓았다.

시골살이 건조기가 따로 필요없다 하고 그냥 자연건조시키는데

이럴 때는 좀 아쉽다.

사실 건조기가 있다해도 어디 둘 데도 없기는 하다 천정에 매달 수도 없고 ㅎ

비가 내려 눅눅하니 구들도 말리고 빨래도 말리고 도랑치고 가재 잡듯하고 있다.

 

 

하우스 뒷편으로 꽃향유가 무리 지어 피어 있다.

좀 게으르면 이런 풍경도 보게 된다.

진즉에 풀을 베어 냈으면 함께 베어졌을 것인데...운이 좋았다.

 

 

장미는 오월에 핀다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쉬임없이 피고 진다.

이제는 그 마지막 힘을 내고 있어서 꽃송이도 많이 작아 졌지만

그 우아함만은 변함이 없다.

 

 

붉은 인동

 

지난번에 먹을 만큼 자란 청경채는 뽑아 먹고 

션찮은 것은 그냥 두었더니 찬바람에 제법 모양이 나고 있다.

옆에 심은 당근도 고양이들 등쌀에 몇 포기 안남았고..

시금치는 이제 겨우 실낱같이 싹이 나오고 있는데 이것도 고양이 무서워

그물망으로 덮어 놓고 있다.

 

 

누리장나무 보석같은 열매

 

거의 마지막이이다 싶었던지

나비 한 마리 꽃을 찾아 왔다.

꽃만 보자 들면 나비도 나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아침 일찍 서둘러 일을 끝낸 남편은 종일 세차게 내리고 있는 비를 보며

내일 낚시 갈 채비를 한다고 낚시 공방에 올라가서 종일 안보인다.

겨우 내려 와서 점심 먹고 또 사라 졌다.

낚시가 그리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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