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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오래 기다렸다.

by 풀 한 포기 2024. 10. 1.

 

올해는 그냥 건너뛰려나 했다.

홀리듯 붉은 꽃무릇/석산 한무더기 무리져 피기를 고대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듬성듬성.

지난해보다 15일쯤 늦게 피었다.

10년도 더 전에 100개의 구근을 꿈도 야무지게 심었는데 

제대로 번식이 되었다면 온 골짜기를 뒤덮고도 남았으련만

여전히 이 모냥이다.

그나마 살아 있다고 꽃이 피었으니 또 내년을 기대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

 

 

오래 기다린 가을

시월이 되었고 구절초도  피었다.

해마다 구절초 피면 꽃차를 만들어? 말어? 고민을 한다.

결국에는 꽃을 보는 쪽으로 마음을 정하지만...

 


쑥부쟁이도 듬성듬성 연보라의 꽃이 왔다.
줄기가 얌전하지 못해 기둥을 박고 붙들어 매어 놓고 간신히 참았다.
가을날이 되어  이렇게 서늘한 꽃을 보려고 
그 미친* 머리끄댕이같은 지저분한 꼴을 얼마나 참았는지...ㅎ
몇번 순을 집어 주며 잘 가꾸어 보려 애써보아도 지 승질대로 항상 이렇다. 

 

곤드레/고려엉겅퀴 

얘 또한 요주의 물건.

잠시 꽃을 보고 씨가 여물기 전에 싹뚝 베어 내야 한다

자칫 저 씨 천지 사방으로 날려 버리면 감당이 불감당이 되기 때문.

조심을 해도 주변으로 온통 곤드레 밭이 되긴 했지만...

 

 

이르게 피고 진 봉숭아에서 떨어진 씨앗에서 나고 자라 꽃이 핀 연분홍 봉숭아

 

 

흰색의 아스타도 조금 꽃이 피고 있다.

영 꽃 볼 가망없다 싶은 것이 보라색이었던듯...

 

 

진분홍 아스타는 벌써 끝물이다

한쪽부터 사그러 들어 가고 있는 중.

 

 

찬바람에 애호박이 곧잘 열리고 있다.

매일 들여다 보고 적당한 크기에 얼른 따야지 안그러면 하룻사이에 

중늙은이 호박이 되어 버린다^^

 

 

아침 비오기 전에 고구마순을  따러 밭에 내려 갔다가

한쪽을 조금 헤집어 고구마를 캤다.

올해 고구마는 모냥이 이쁘지 않게 생겼구나...

고구마 순을 사다 심으니 어떤 것인지 이렇게 캐 보아야 확인이 된다

남편이 줄기를 잘라 내고 비닐을 걷어 줘야 내가 본격적으로 캘 수 있겠다.

심을 때는 별 생각없다가 캐려 드니 한 단만 심을 것을...후회가 든다.

괜히 욕심 내어 두 단을 심었다 

분수를 알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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