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누무 벌레가 속 고갱이 생장점을 잘라 먹으니
올해 김장 배추는 아마도 망한 듯하다.
이미 모종을 다시 심을 시기도 지났거니와 팔고 있는 배추모종도 없다.
우리집만 이런 것이 아니니 김장대란이 일어날 듯...
어느댁에서 이런 꼴을 보고 이약 저약 쳤더니
벌레만 죽는게 아니라 배추까지 죽었다고 하더만
아무리 들여다 봐도 무슨 벌레인지 보이지도 않는다.
아무리 날씨탓으로 돌리려 해도 이거슨 너무 한 거 아님?
풀만 엄청자라서 풀을 뽑아 주고 나서 드문 드문 땜빵으로
다시 씨앗을 넣은 청갓이다.
갓이나 알타리는 이제 씨앗을 넣어도 상관 없는데 문제는 배추다.
그러거나 말거나 추석이라고 아이들이 내려 왔다.
날이 덥다는 핑계로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가
집에 있는 재료로 전 몇가지 후딱 부쳤다.
호박전,깻잎전,표고전,그리고 동그랑땡.
호박은 밭에서 딴 모양 그대로라서 크고 볼품 없지만 호박이 넘쳐나는데
매끈하고 날렵한 시장애호박을 살 수 는 없는 일.
돼지 모냥보고 잡아 먹나구...
오늘은 때 아니게 김밥을 말아 점심을 먹었다.
어제 남편이 낚시를 간다해서 마련했던 김밥속재료를 소진하는 목적으로,
요즘 오이.호박, 가지도 넘쳐나서 고사리와 표고버섯을 볶고 콩나물을 더해서
비빔밥 재료를 만들어 놓았다.
아들이 보내준 언양식 불고기가 꼭 고기 다짐육을 양념해 놓은 거 같아서 그거 볶아서
비빔밥에 함께 넣을 요량이다.
뭔 백화점 식품관에서 보내왔는데 값만 비싸지 개갈이 안난다.
이번 한번이니 그냥 먹고 다음부터는 그거 보내지 말라 일렀다.
차라리 그 값의 생고기가 나을듯.
나는 그냥 등갈비와 소고기종류별로 조금 사고 L.A갈비만 재워 놓았는데
아들이 보낸 고기에 마을 형님이 사주신 고기 등등해서 대~충 고기 폭탄.
소고기 미역국에 육개장도 한솥을 끓이고 냉장고에 쟁일 일이 아니라서
어제 오늘 열심을 내어 아이들 밑반찬용 소고기 장조림도 만들고 좀 바쁘다.
아무 것도 안한다 했지만 그게 또 그렇게 되는가 말이다.
올해는 좀 유난하다 싶게 여기 저기서 과일선물이 많이 들어 와서
냉장고에 넣을 수도 없고 난감하다.
이 날씨에 넘치는 것은 정말 모자란 것만 못하다.
더위를 많이 타는 아들때문에 에어컨을 틀었다.
추석연휴에 폭염경보가 웬말이냐구...
오늘 공주는 33도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