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이미 다 캤다는데...
우리는 오늘 아침부터 캐기 시작 했다.
남편도 나도 선수가 아니니 제대로 못캐고 죄 찍히거나 깨지고...
게다가 굵기도 어찌나 션찮은지,
그것도 다 못캐고 종자용으로 심은 것은 내일 캐겠다고 남편이 말을 한다..ㅎ
나는 낮에 외출을 해야하니 계속 캐자고도 말을 못하고...
저녁나절에 캐자했더니 내일 하시겠단다
다른 때 같으면 내가 혼자라도 캐겠지만 이제는 그런짓 안하기로 했다.
마늘만 안캤다 뿐이지 나는 할 일이 태산.
참외 순집어 주고...
수박도 곁순 따주고 넝쿨도 틀어 방향도 잡아 주고...
사진은 없지만 토마토와 강낭콩 세 줄 째 띄어 주고,
애기 수박이 맺혔다.
솜털 보송보송한 아 주 작은 것이지만 수정이 됐다면 점점 커지겠지,
양배추가 점점 본색을 드러 내고 있는 중.
브로콜리도 열포기 중에 한 개가 꽃이 달리고 있다.
하나씩 천천히 커지면 좋겠지만 어느날 감당 못하게 몽땅 커질 것이다 ㅎ
옥수수도 울울창창 커가고 더불어 풀도 함께 어우러지고 있다.
매일 열심히 한다해도 꽃밭도 텃밭도 풀투성이를 못 면하고 있다.
밭 하나를 놀리려고 호박 다섯 구덩이 듬성 듬성 심었는데
이제서야 땅심을 받는지 조금씩 자라고 있다.
그나 저나 다섯 구덩이 호박이 다 잘 열리면 그걸 다 어쩔거나...
믿거나 말거나 내가 기르고 있는 산제비나비의 애벌레다.
어제 완두콩을 주려고 왔던 영란씨 남편 황선생이 집게를 찾아 들더니
`설마 이거 키우는 거 아니죠?`
1초도 안걸리고 내 대답
`네, 키우는 거 맞아요` ㅎㅎ
꼭 백선에만 산제비나비와 호랑나비가 알을 낳는데
꽃이 피었을 때는 잡아 주지만 이제 꽃도 다 지고 씨방이나 좀 연한 잎을 먹으니
좀 징그럽기는 해도 참고 기다리면 나비의 우화를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산에 기대어 살으니 이거라도 그냥 도와주려는 마음이다.
게임콕이 다른 곳은 거의 끝물인데
상대적으로 해가 덜드는 곳에 있는 것은 이제 막 피어 보기 좋다.
같은 꽃도 여기 저기 심어 화기를 좀 달리해서 보니 그도 좋다.
밭에서 일만 하느냐,
아니, 꽃도 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