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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꽃 따라 마음 따라

by 풀 한 포기 2024. 4. 11.

산벚 흐드러진 봄 날 산골 누옥.

내게는 나름 샹그릴라.

넘칠 것도 모자람도 없는 무욕의 세계

높이 자란 나무를 자르고 얻은 두릅 순.

잘라 낸 나무가 안스러워 일단 물꽂이를 해뒀다.

나중에 심으면 된다는 말을 들어서 물오르면 심어 보려 한다.

 

어제 남편이 낚시로 잡아 온 붕어로 매운탕과 찜 그 중간 정도의 것을 끓이고 있다.

몇년 만에 웬일로 잡은 붕어를 가져 와 손질을 해서 들여놔 준다.

저녁상에는 두릅을 데치고 붕어 매운탕과 조금 웃자란 땅두릅은 전을 지져

감사하게 한 상을 차렸다.

오전에 봉사활동이 있어 나갔다 돌아 오니

남편이 택배를 받아 박스 겉면의 큰 글씨만 보고 식품인줄 알고 식탁에 올려 놓았더라 ㅎ

내용물은 먼데서 보내 준 무늬 병꽃과 겹꽃의 말발도리.

부러 삽목을 해서 길러 옮겨 심어도 좋을 만큼 자라기를 기다렸다 보내 주신 듯...

보통의 정성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임을 잘 알고 있다.

명자를 보낸 자리에 무니 병꽃을 심었다

터가 아무리 넓다해도 나무 하나 심으려면 이리 저리 심을 곳을 찾아 다니는데

미리 예견한듯 딱 빈 자리가 있으니 여기가 네 자리다..ㅎ

겹꽃으로 핀다는 말발도리도 적당하다 싶은 곳을 찾아 심었다.

두 가지 모두 살음을 잘하는 종류이기도 하고

포장을 어찌나 잘 했는지 아주 싱싱해서 잘 살아 붙을 것 같다.

당분간은 잊지 말고 물주는 일을 잘 해야 한다.

집에서 기왕에 기르고 있는 매화 말발도리는 꽃이 피고 있다.

작은 가지 하나로 시작해서 세월이 가니 이제는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자라서

키도 잘라 주고 옆으로 나오는 가지는 얌전하게 잘라 주면서 기르고 있다.

포기 나눔을 해서 다른 곳에도 심으면 좋으련만 절대로 그 엉긴 뿌리를 떼어낼 수 없다. ^^

오늘 하루도

꽃을 보낸 자리 다른 꽃을 받고

더불어 묻어 오는 마음도 주고 받고 봄날에 할 수 있는 호사는 다 누린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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