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올괴불나무 꽃.
부지런한 영란씨가 꽃이 폈다고 소식을 전해줘서 하마 못볼새라 한달음에 달려가 보았다.
작고 여려서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는 수가 있다.
야생화 파는 사이트에서 정원수로 팔기도 하더라.
나는 몇년 전에 산에서 젓가락만한 가지 하나 옮겨 심었었는데
몇 년이 지나도 옆에서 새끼만 치고 꽃은 안오더니
올해 드디어 그 나무에도 첫 꽃이 피었다.
아직 나무라고 하기에는 작고 볼품없는 잔가지 무더기지만 꽃이 피었다는 게 중요하다.
아침 일찍 꽃을 보고 와서 오전에는 지난번에 선물 받은 뻐꾹채를 심으려고
나물밭 한 곳 풀을 매고 씨앗을 뿌렸다.
야생성이 강한 아이이니 그냥 심어도 발아가 잘되지 싶다.
거의 토종엉겅퀴와 성질이 비슷하지 않으려나 그러고 있다.
밭에 내려간 김에 목단 옆으로 토종붓꽃을 심은곳이 있는데 지난해 한군데가 고사했다.
그곳의 묵은 뿌리를 추려 내고 옆에서 포기 나눔을 해서 옮겨 심고 있는데
낚시 같던 남편이 돌아 와서 눈치가 보였는지 감자를 심자고해서
못이기는체 함께 네 고랑이나 심었다.
남편이 파종기로 구멍을 뚫으면 나는 감자 한 알씩 집어 넣고 엄청 다정하게 일을 했다. ㅎ
역시 일은 장비발이여~~
이렇게 순식간에 심을 줄 알았으면 진즉에 살 걸...
일 년에 한번 감자 몇 알 심자고 뭘 사나 했더니,
오후에 비소식이 있어 점심 먹자마자 사다리를 챙겨 내려가 능수단풍나무 전지를 했다.
남편이 전지를 하면 계집아이 단발머리처럼 아랫도리를 몽땅 잘라 버려서
추욱 늘어지는 성질이 이 나무의 미덕인데 얼마나 우스꽝 스럽게 해놓는지
뭐라 뭐라 한 소리 했더니 몇 년 동안 그냥 두더라.
올 해는 내가 심기 일전 전지가위 가지고 사다리에 올라가 위로 뻗친 가지와
몇 년 손을 안봐서 죽은 가지 있는 것도 자르고 한바탕 정리를 했다.
그래도 손이 안닿는 곳은 아쉽지만 여기까지.
다행히 단풍나무가 늦게 잎이 나오니 아직 늦은 것은 아닌듯.
올해는 무스카리 이발도 안시켰는데 ...
보랏빛이 작은 종모양의 꽃이 피었다.
번식력이 좋아서 다른 곳에 있는 것만 두고 지난 해 몽땅 캐어 마을 꽃밭에 내다 심었는데
다 수습하지 못한 잔 뿌리가 살아 남아 또 꽃을 피웠다.
징하다..잘디잔 풀하고 엉겨서 풀도 뽑을 겸 다 캔다하고 추려 냈는데...
기어이 살아 남아 또 자리를 차지했으니 그래 너 거기서 살아라.
집앞 경사지로 이것 저것 뭔가 심겨 있지만 풀이 얼마나 많았던지
지난 흔적이 볼썽나나워 대~충 긁어 내고 크게 올라 온 개망초 덩어리만 우선 뽑아 냈다.
틈틈이 풀을 뽑고 살려야 할 것은 구분해야 한다.
온통 돌밭이라서 호미질을 할때 쇳소리가 난다.
돌을 골라 내자면 끝도 없기도 하지만 아마도 돌을 다 캐면 흙이 별로 없을 것이다.
오늘도 종일 일을 실컷하고 저녁밥을 짓고 있는데 밖에서 빗소리가...
요즘 이것 저것 많이 옮겨 심었는데 약비가 되겠다.
반가운 봄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