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이제야 매화꽃이 만개했다.
날씨는 우중충하고 황사에 으슬으슬 춥기까지 했지만...
매화나무 언저리를 지날 때면 꽃향기가 몸을 감싸 도는 느낌이 든다
어제에 이어 마을꽃밭에 나머지 작약을 심었다.
뭔가 할 일이 있다 눈치만 채면 모두 나와서 집에 있는 퇴비도 가져 오고
트랙터로 로터리도 쳐놓고 꽃 심을 자리 두둑을 만들어 비닐까지 씌어 놓았더라.
시작이 중요하다는...
누군가 나서기만 하면 뒤에서 알게 모르게 도와 주니 일은 일사천리로 해결이 된다.
그 나서는 일이 늘 무겁지만...
텃밭과 꽃밭의 경계가 무너진지는 이미 오래.
수선화 만발한 밭 너머 우리 토종 삼동파.
지난번에 숨은 그림찾기하듯 겨우 구해 낸 파가 제법 통통하니 이쁘게 자라고 있다.
풀에 치어 있을 때는 이걸 그냥 갈아 엎어? 말어? 그랬는데
잘 참고 풀을 뽑아 주길 얼마나 잘했는지...ㅎ
꽃보다 덜 이쁘다고 말 할 수는 없겠다.
앵초가 꽃을 물고 있다.
점처럼 보이는 저 분홍.
오늘은 얼마나 자랐나 고개 숙여 찬찬히 매일 들여다 보고 있다.
솜털 보송보송하니 좀 덜 추우려나...?
마음 분주하게 여기 저기 돌아 보고 할 일 찾아 마음 가는대로 하다 보면
하루 해는 너무나 짧다.
젊은 시절 계획하던 노년의 생활과 엇비슷하게 살아 지는 듯 하여
가끔은 마음이 푸근해 진다.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고 욕심따위 아예 떠나보낸지 오래이고
그저 순하게 물흘러가듯 그렇게 살아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