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여유를 부려 연못가 수선화 밭의 풀을 뽑았다.
물에 빠져 죽은 나르시스를 떠올려 그런 낭만적인 생각으로 이곳에 심은 것은 아니고
해마다 구근이 넉넉해서 여기 저기 나눔을 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이곳까지 심게 되었던 것.
수선화가 연못가에 있으니 그도 잘 어울리지 싶다.
물에 비친 나무와 산그림자도 그렇고...
매일 집마당과 밭에서 뱅뱅 돌며 일을 해도 표도 안나고...
절로 난 꽃창포 모종을 챙겨 연못가에 옮겨 심으러 갔다가 발목이 잡혀
오만가지 풀이 엉겨 있는 수선화옆을 조금 정리하고 올라 왔다.
마당에 난 풀들...
비포와 애프터 ㅎㅎ
풀을 뽑을 때는 많은 곳부터 하는 게 아니고 앞에서부터 쪼사야(?) 된다고
지난번 마을 꽃밭 풀을 맬 때 마을 형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금과옥조로 삼아.
여러시간 뭉개 앉아 마당의 풀을 섬멸하였다
잔디밭 풀은 남편이 제초제를 뿌렸음에도 여전히 기세등등이다.
알고 보니 그 과립형태의 제초제는 눈이 쌓여 있는 겨울에 뿌려서 서서히 녹아
풀씨의 발아를 억제시키는 것이라나 뭐라나...
농협 경제사업장 직원이 권하는대로 뭘모르니 사다 뿌렸던 것.
그 제초제 믿고 놔뒀더니 이제라도 일삼아 대~충 큰 것들이라도 뽑고
잔디밭용 액상 제초제를 뿌려야 할까보다.
뾰족뾰족 억센 풀은 경험상 잔디제초제로 잘 죽지도 않는다.
한가지 일만 하면 지루하니 오전에는 디기탈리스 자연 발아 한 것들을
핀셋으로 뽑아 폿트에 옮겨 심었다.
혹시 필요한 사람들 나눠 주려고...
마을 꽃밭에는 지난해 심은 것이 월동하고 살아 남은 것이 있더라.
그리고 오후에는 글라디올라스 구근과 다알리아 구근을 자리를 정해 땅에 묻었다.
이제 추위도 끝난 것 같기도 하고 설령 매서운 꽃샘추위가 남아 있다 해도
땅 속에 심은 것은 괜찮겠다 싶어서 생각날 때 심었다.
봄이 오는 것은 설레는 일이기는 하지만
도처의 일이 산더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