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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재미삼아 농사

생일도 잊고...

by 풀 한 포기 2024. 3. 13.

새벽같이 남편은 낚시를 가고

나는 내 생일인지도 모르고 이렇게 아침밥을 먹었다

냉장고에 있는 것들로 대~충 .

양상추 치즈 계란프라이 그리고 마스타드와 케첩.

토마토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냥 사과를 저며 넣었다.

두유 한 잔과 아주 배불리 자알 먹었다...그러면 됐지 뭐.

그리고 마을회관의 급식봉사.

저녁에 아들내미가 전화해서 내 생일인 거 알았다는..

그리고 뒤이어 친구의 축하메시지와 더불어 선물이 당도하고

아들이 일갈하길 차려주는 상을 받아도 션찮은데 밥을 하러 갔었냐고..ㅎㅎ

지난주에 애들이 못오고 동생들만 다녀 가고 이번주 온다하니 나는 깜빡한 것.

마을회관에 유구읍에서 천연비누 공방을 하는 마을 어르신 딸이 어머니 사시는 친정에 오면서

선물로 가져 온 이쁜 비누.

다른 어르신들께도 하나씩 다 나누어 드리고 내게는 특별히 이렇게 셋트를 주더라.

명목은 다르지만 선물이니 나는 내 생일 선물로 가납했다.^^

오후에는 폿트에 세 가지 씨앗을 넣었다.

올해 처음 청경채를 키워 보려고 일단 50구 폿트에 심고

적오크와 로메인은 25개씩.

쌈채소류는 사실 심어 놓기는 해도 생각만큼 다 소비할 수가 없다.

며칠 전에 심은 상추 3종셋트는 싹이 다 잘 나왔다.

생채상추. 적치마상추. 그리고 우리마을에서만 통용 되는 마약상추(?)

비닐하우스 안에 떨어진 씨앗에서 절로 난 상추가 있어

한귀퉁이 호미로 밭을 일 궈 옮겨 심었다.

며칠 물을 줘가며 뿌리가 잡히면 웃거름을 주려고 한다.

워낙 거름기가 없는 곳이라서...

이 상추가 시중에서는 씨앗을 팔지 않는 우리 토종 상추다.

꽃대가 일찍 올라 오는 단점이 있지만 그 특별한 맛 때문에 우리마을에서는

서로 씨앗나눔을 하며 심고 있는 상추다.

오후 남는 시간에는 몇년 전 씨앗으로 발아시켜 기르고 있는

만첩복사꽃 주변의 풀도 뽑고 거름도 넣고 정리를 했다..

미레는 나를 따라 나와 주변에서 저렇게 종일 보초를 서고 있다.

씨앗부터 시작해서 키우는 나무들은 좀 더 애정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지난 해부터 꽃이 왔으니 올 해는 좀더 많은 꽃이 피게 될 것을 기대한다.

어제 부터 풀을 매주던 딸기밭.

겨울을 난 딸기모들이 아직은 작고 션찮지만 곧 저 밭을 그득 채우게 될 것이다.

마트에는 지금이 딸기가 제철이지만 자연스럽게 기른 딸기는 5월말쯤이나 되어야 익는다.

조금 말끔해진 토종파밭과 수선화 밭.

그래도 노력의 흔적이 보이는듯해서 흐믓하다.

차요테.

저렇게 올려 놓으면 뿌리가 내리고 줄기가 올라 온다.

아마도 5월 초에 심을 수 있지 않으려나 싶다.

저 열매는 시들고 썩어 모종이 자라는 양분이 된다.

내일은 땅콩과 옥수수를 폿트에 심을 예정이다.

영춘화 피기 시작이다.

이제 정말 봄이라는 것을 이 꽃을 보며 실감한다.

그러니까 내 생일은 이렇게 봄이 시작하는 설레임이 가득한 그런 날들 속에 들어 있다

나이 들어 가며 생일이 뭐 그리 기념씩이나 할 날일까만은

이 날이 지나야 진짜 봄이 시작되니 내게는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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