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재미삼아 농사

봄은 온다

by 풀 한 포기 2024. 2. 25.

어제까지는 공사다망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은 잠시 접어 두고 있었고

아침부터 밭에 나가 봐야지하고 별렸는데

이게 무슨...온 세상이 하얗게 눈이 쌓이고 그야말로 춘설이 난분분하더라.

오전내내 날이 궂다가 점심을 먹은 후 흐리긴했지난 비도 눈도 안내리니

중무장을 하고 나섰다.

 

미선나무 꽃망울이 다글다글하게 왔다.

꽃봉오리는 보랏빛이지만 얘는 하얀색의 꽃이 피는 아이다.

저어기 충북 먼곳에서 몇 년전에 가녀린 가지로 내게 와서 해가 거듭 되니

지난해부터 꽃이 피는데 올해는 가지마다 꽃망울이 맺혔으니 벌써부터 기대만발이다.

삽목도 잘되는 나무라서 지난해 이미 나눔도 했다.

꽃지고 나서 여름에 장마철에 삽목을 하면 까탈부리지 않고 잘 살아 낸다.

 

명자나무도 어느새 꽃이 필 준비를 하고 있다.

여러 종류 중에 토종인 이 나무가 그중 먼저 꽃망울이 왔다.

장미조팝의 가지에도 연두연두하게 새 순이 돋고 있다.

자잘한 꽃들이 한꺼번에 피면 볼 만하다

작은 꽃송이 하나 하나 자세히 보면 장미꽃 같다고 이름이 그러하다.

세상에...

남편이 주로 하는 농사 일.

두고 보자하니 아직도 보온 비닐을 안벗겨서 할 수 없이 내가 나서서 벗기고 보니 이 모냥이다.

눌려 있던 것들이야 곧 바로 서겠지만

저 풀....대부분이 냉이다.

비닐 안에 있던 것들은 키가 장대같고 꽃이 피어 다 뽑아 버리고

고랑에 있던 냉이는 캐서 따로 챙겨 데쳐 놓았다.

된장국도 끓이고 나물도 하면 되겠다.

혼자서 비닐을 걷다 보니 내일 낚시간다고 들떠 그 준비만하고 또 찌를 만들고 있는 남편에게

한곳만 벗겨 내는데도 내가 너무 힘이 드니 나와서 비닐 걷으라고 말을 하며

노는 것도 좋은데 집안 일도 하면서 놀아야지 노는 거에만 열중한다고 한 소리 했더니

내가 알아서 할 걸 왜 그러냐고 되레 뭐라 한다.

알아서 하는 게 저러냐고 이제까지 알아서 한 거 다 적어서 문서로 제출하라고 또 한 마디.

그나마 남편이 조용히 따라 나와서 비닐을 걷고 지나갔으니 망정이지

또 한번 큰 소리 날 뻔 했다 ㅎㅎ

아무래도 인간성은 남편이 나보다 한결 나은듯.

개복숭아나무

지난해 전지도 안하고 그냥 두었더니 죽은 가지도 많고

영 엉망이 되어버린 복숭아나무 대~충 손보았다.

꽤 맛이 좋은 복숭아가 열리는데 제대로 안가꾸어서 항상 미안하다.

일 발동 걸린 김에 대추 나무도 하나 몽땅하게 자르고 오후 잠깐 일 많이 했다.

지난 해 11월 말쯤에 능수 홍도화를 비롯해서 여러 그루는 전지를 대강해놓았더니

일이 많이 줄었다.

시간 날 때 한번 둘러 보며 미진한 것들을 살피면 되겠다.

꽃을 가꾸는 이들에게 2월은 황금같은 달이다.

지금 여기 저기 손보고 준비를 해야 일 년동안 꽃농사도 원할하게 돌아가게 된다.

곧 본격 농사철이 오고 풀이 기승을 부리면 요즘 하루 할 일을 열흘을 해도 못하는 수가 있다.

이제 날을 잡아 포트에 꽃씨도 넣어야겠다.

'재미삼아 농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숨은 그림 찾기  (26) 2024.02.28
밭갈이 시작  (18) 2024.02.27
이제 밭에는 뭐가 남았을까  (27) 2023.10.28
마음만 바쁘다  (25) 2023.10.22
갈무리의 계절  (24) 2023.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