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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재미삼아 농사

봄 나물

by 풀 한 포기 2024. 3. 19.

마른 풀과 겨울을 이겨 낸 풀 그리고 봄이라고 새로 난 풀...

그냥 봐서는 절대로 눈개승마가 있다고 믿을 수가 없었는데

이렇게 나 여기 있다고 손을 흔드니 어찌 끝까지 모른체 할 수가 있었겠는가

식전에 한 시간 만...이라고 작정하고 호미들고 나섰는데

결국에는 아침을 먹고 나서까지 이곳에 매달려 있어야 했다.

여러해 전에 폿트묘를 구입해서 어린 싹이 여러개씩 들어 있는 것을 풀어 심지를 못하고

그냥 폿트에서 뽑아 심었더니 이제는 그 뿌리가 엉기고 새순이 보태져서 엄청 큰 덩이가 되었다

눈개승마가 씨앗발아가 어렵다는 분에게 몇 구덩이 파서 보내 드리기도 하고

이곳에서는 귀한 나물이라서 봄에 채취하면 마을 친구들과 나누고

데쳐 말려서 묵나물로 두었다가 대보름 마을행사에 쓰기도 할만큼 양은 충분하다.

어제 연못가에 내려 갔다가 보니 머위가 나왔더라.

오전에 비가 내려 쫓겨 들어 갔다가 오후에 날이 괜찮아서 한 소쿠리 도려 내었다.

내일 마을회관 급식봉사에 쓰려고...

처음 나오는 것은 약성도 있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나물이라서 특별히 마음을 썼다.

예정대로라면 내일 남자어르신들께서 홍도여행을 가신다 해서

떡국떡 남은것을 소고기 고아 여자어르신들만 끓여 드리려려 했는데

풍랑으로 연기가 되었다는 소식에 느닺없이 장을 보러 나갔었다.

우리집 일도 산더미지만 어쩌겠는가 나 스스로에게 한 약속인 것을.

마늘밭 끄트머리에 종자용 쪽파를 심었고 그 뒷쪽으로 돼지파를 심었는데

이게 냉이밭이지 돼지파밭이냐고....ㅎㅎ

이제 겨우 실가닥처럼 여리게 올라 오는데 냉이가 선점하고 있으니,

이걸 봤으니 또 어찌 그냥 놔두냐고 나의 최종병기 호미 한자루 챙겨 나섰다.

그래 자세히 보아야 이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지만

내 너를 처단해야 하느니...

이 꽃이 다 씨앗이 되어 날리면 큰일이니 서둘러야 한다.

오랫동안 밭에 쭈구려 앉아 일을 하려니

미레가 마늘밭을 가로 질러 내게로 오고 있다.

어딜가나 내 껌딱지.

앞으로 더더욱 밖에서 일 할때가 많을테니 미레도 더불어 흙강아지가 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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