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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머슴 날

by 풀 한 포기 2024. 3. 11.

오늘은 음력으로 이월 초하루

농촌에서는 한 해의 농사가 본격 시작 되는 날이기도 하다

그리고 옛부터 이날을 속칭 `머슴 날`이라하여 일꾼들을 배불리 먹이는 풍습이 있는데

우리마을도 핑계만 있으면 잔치를 벌이는 터라 이 날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

마침 마을 진입로 조경수 식재를 하는 날이어서 그야말로 온마을 일꾼들이 모두 모였으니

일 한 다음에 잔칫상을 받게 하면 참 잘 된일이다 싶어.

나는 조경수 심는 곳에는 못가보고 마을 회관에서 음식을 장만했다.

오늘 심은 수국.

공주시에서 주관하는 신활력 플러스라고 농촌에 새기운을 넣는 교육프로그램에

우리마을이 참여를 해서 사업비를 지원 받아 비용을 충당하고

그 외 조경수는 마을 주민이시며 선돌마을운영위원장이신 황선생댁에서 기증을 해주셨다.

 

 

 

이 상에 간재미회무침과 닭곰탕을 올려 마을 주민들을 대접했다.

어제부터 미리 장을 봐서 미리 겉절이도 해놓고

제철인 간재미도 손질해서 막걸리에 재워 놓고

오늘 아침 남편 밥도 안차려 주고 일찍 마을 회관에 내려가서

누가 오기 전에 혼자 해놓아야 하는 일들을 미리 하고 있으려니

나의 런닝메이트 금선이가 와서 해물파전 부칠 준비며 잡채거리도 볶고

마을 형님들이 오시는 데로 자리를 펴서 전을 지져달라 부탁하고

그야말로 고오급 인력들이 당도하니 그들에게는 양상추샐러드와 과일 떡등을

진설하는 일을 맡겼다.

오케스트라 지휘하듯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배분해서 맡기면서 나는 틈틈이

간재미회도 무치고 수육도 삶고 닭곰탕도 끓이고 아주 리베로처럼 동분서주했다.

이렇게 힘들게 일을 해도 몸이 힘든 거와 비례해서 보람도 있다.

친정동생들이 모처럼 집에 온다하여 마을회관 마무리도 못하고 서둘러 집에 돌아 와서는

또 동생들을 위해 고기 굽고 한 상 차려 멕이고 참 다채로운 하루가 지나 갔다.

그러고 보니 내가 상머슴...대접 받아야 할 사람이 바로 나인듯...ㅎ

내가 그러고 있는 사이

우리 마당 잔디밭은 이 모냥이다.

잔디의 파란 싹이 나오기 전 이른 봄에 풀들을 대~충 뽑기는 하지만

올 해처럼 이렇게 본격 풀밭은 또 처음.

게다가 꽃까지 폈다..

저 씨가 여물어 날리기 전에 서둘러야 되겠는데 하루도 느긋이 풀과 씨름 할 날을 못잡겠다

지난 목.금요일에는 암수술 후 6개월마다 있는 정기검진일이어서

병원을 오가는라 암껏도 못하고

나는 지금 평생소원이 보리개떡이라고 그저 하루 종일 풀과 씨름하는 그런 날들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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