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생일도 잊고 일만 했다는 내 얘기를 듣고
어제 제주여행에서 돌아 온 영란씨가 케잌을 선물로 가지고 왔다.
촛불을 켤때 만 나이로 해야 하나 어쩌나 그러다가 8과 9를 함께 가져 온 센스 ㅎㅎ
제주에서 사 온 귀한 시금치랑 천혜향까지.....생일선물 3종세트
생일이 지났어도 딸내미가 내일 올 때 케잌을 사오지 싶어 이미 받았으니 그냥 오라 일렀다.
남편은 오전에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남당항에 새조개를 먹으러 떠나고
나는 남편이 집을 비웠으니 한갓지게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하기로 했다
또 내일 애들이 온다하니 셀프로 미역국도 한 솥 끓이고 소고기가 넉넉해서 소고기뭇국도 한 냄비.
나물 몇가지와 밑반찬 두어가지 만들다가 저장배추를 꺼내 보니 겉잎은 많이 상했더라.
그걸 봤으니 예정에 없이 겉절이를 하려고 우물가에 절여 놓고
밭에 내려가 쪽파도 뽑아 다듬고 함께 버무릴까해서 유채도 한소쿠리 도려 다듬었다.
그 와중에 틈을 내어 수선화 밭 한군데 풀을 매주기도 했다.
오후에는 하나로 마트 정육코너에 나가 구워 먹을 고기 좀 사올까 했는데
시간이 없어 못나갔다.
애들이 오전에 올테니 내일 사러 가도 되고...
냉장고 털어 소갈비찜도 하고 등갈비 김치찜도 했으니 꼭 고기를 안사와도 될 터.
그러고 보니 낙지도 냉동해 놓은 게 있더라...ㅎ
생선도 있고 무슨 전쟁이 나도 걱정없을만큼 쟁여 놓고 살고 있으니
어서 냉장고 털어 먹어야지...ㅎ
저녁나절이 다 되어 먼데서 꽃선물이 도착했다.
독일붓꽃이 많이 션찮이 졌다는 내 말을 유념했다가 보내 주신 것.
아주 오래 전 부터 봄만 되면 선물로 꽃이며 나무 묘목도 챙겨 보내 주시는 고마운 분이시다.
받자 마자 얼른 꽃밭에 두군데 씩 나누어 심었다.
조금씩만 있어도 금방 불어 날텐데 애저녁에 풍성하게 꽃을 보라고 많이도 보내셨다.
나는 또 잘 키워 주변에 나눔을 하게 되고...
뻐꾹채 씨앗도 함께 들어 있었다.
밭하나 정해서 나물밭처럼 씨앗을 심어야겠다
꽃도 보지만 어린순은 나물로도 먹을 수 있을테니...
선물 중 꽃 선물이 그중 으뜸이 아닌가 싶다
생일 언저리 내 무슨 복에 이리 귀한 선물을 받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