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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원초적으로 살고 있다

by 풀 한 포기 2024. 1. 26.

그저 먹고, 자고, *고 지극히 단순한 날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고회로도 일시 정지가 되었는지 어느것에도 집중이 안된다.

책만 보고 있어도 온세상을 다 갖은 것처럼 행복하던 때가 언제였던가...

일종의 난독증을 겪고 있나 싶을 정도로 독서도 지속적으로 할 수가 없다.

한 페이지를 넘기면 그 전 페이지에서 내가 뭘 읽었나 되돌아 가야 되고...

맘 먹고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던 책을 주문해 받고 보니 너무 낯익어 자세히 보니

오래전에 이미 구입해서 읽고 책은 책꽂이에 꽂혀 있더라...

건망증도 점점 심해져서 한꺼번에 두가지 일을 할 수가 없다.

설겆이 끝에 음식물 찌꺼지를 두엄더미에 버리고 들어 올때

밖에서 뭐 하나 가져 와야지 했던 것도 그 짧은 시간에 투철한 망각정신으로

그냥 들어 왔다가 다시 가서 가져 오는 일이 비일비재.

게다가 대단한 화장을 하는 것도 아니고

세수하고 몇가지 바르는 기초화장품을 바르다가 어디까지 발랐는지 까먹기도 한다

로션을 발랐는지 안발랐는지 한번 더 바른다고 대세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니

생각난 것 부터 다시...

딴 생각을 한다기보다 그냥 멍~~~하고 있는 듯 싶다.

어떤 이가 이것도 일종의 우울증 증세라고 해서 좀 신경이 쓰인다.

겉으로야 무심한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잘 지내는듯해도

내 마음 저변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소용돌이가 잠재해 있나보다.

머리 쓰는 일이 순탄치 않으니 몸이라도 많이 써야지 싶어

음식도 이것 저것 만들고 좀 바쁜 척 지내고 있다.

어제는 뜬금없이 팥칼국수를 끓이기도 했다

해묵은 팥의 청소차원이기도하고 팥을 좋아하니 삶아서 팥밥도하고

더 푹끓여서 죽을 쑤기도 했다.

죽을 싫어하는 남편은 밥을 먹고

나는 동치미 한 가지에 팥칼국수 한 그릇.

가능한한 혼자있는 시간을 줄이려고 친구들하고 밖에 나가 밥도 자주 먹고

핑곗거리를 만들어 외출도 하고 그런다

마을친구 아들이 일본식 돈까스집을 개업해서 인사차 가보기도하고...

지난해 마을 일하느라 애썼다고

마을 형님 한 분이 총무랑 함께 데리고 나가 밥 한끼 사주시기도 하고

그저 감사한 마음에 순순히 모시고 나가 점심을 먹고 들어 왔다

`소머리국밥 만두전골`

날도 추운데 뜨끈하게 한 번은 먹을만하더라.

내 션찮은 운전 솜씨로 모시고 나가도 다들 기뻐하시니 보람도 있고,

점심 식사후 농협 하나로 카페에 들러 차도 한 잔.

아주 풀코스로 대접 받고 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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