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낮게 드리우고 우중충하지만
기온은 어제보다는 온화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집주변을 한바퀴 돌았다.
저만치 잡목사이로 우리집이 보인다.
둘레길처럼 집주면으로 임도 비슷한 길이 있어 쉽게 다닐 수도 있는데
그마저도 맘 먹고 나서야 되는 일이 된지 오래라서...
매일 한번씩은 산책을 해야겠다고 새삼 결심까지 하고 있다^^
어떤 핑계를 대도 내 게으름을 변명할 수 없으니...
비교적 해가 드는 쪽은 눈이 어지간히 녹아 다니기에 괜찮지만
대부분은 아직 눈이 쌓여 있고 더러는 산짐승의 발자국만 찍혀 있다.
눈이 많이 내린 날은 고라니들이 특히 많이 내려 오는데
미레와 함께 산길을 걷노라니 놀란 고라니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걸 보고 미레는 지가 뭘 어쩌겠다고 짧은 다리로 전력질주 쫓아 간다
이 산에는 멧돼지도 살고 있고
어쩌다 보면 멧돼지 목욕탕도 보이고 길섶을 마구 파헤쳐 놓은 것도 볼 수 있다.
다행히 춘배가 짖으니 집 가까이로는 안 오지만
혼자서 산길을 걷는 것이 슬그머니 겁이 날 때도 있다
몇년 전 뒷산을 오르다 멧돼지 소리에 놀라 도망쳐 온 뒤로는
혼자서는 산에 절대로 안 간다
남편을 독려해서 함께 가야 되는데 남편은 진짜 산에 안가려고 해서
그저 집주변이나 슬슬 산책 삼아 걷는 것으로 만족한다.
더 늙기전에 산에는 열심히 다녀야 되지 않을까 싶지만 남편이 움직일지 모르겠다.
눈이 안녹아 산길로는 더는 못가고
아래로 내려 와서 우리집 진입로로 해서 마을 초입까지 느리게 걷다 왔다.
길옆의 개울에는 봄이 머잖았다는 듯이 물이 제법 흐르고 있다.
요며칠 강추위 였음에도 불구하고 흐르는 물은 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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