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때를 알고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이다
며칠 꽃샘추위가 찾아 왔었지만 오는 봄을 어쩌랴
그저 보기에는 평화롭지만 발밑으로는 벌써 온통 풀밭이다.
틈만 나면 호미 들고 쭈구려 앉아 풀을 뽑고 있다.
다 평정했다 싶어도 곧 다시 풀밭이 되겠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토종삼동파 구하기.
저렇게 어마무시한 풀을 손가락에 쥐가 나도록 뽑아 주인을 찾았다.
남편이 말하기를 파만 뽑아 옮겨 심고 확 로터리를 치는 게 낫지 않겠냐고...
그도 괜찮겠다 싶지만 이제 겨우 힘을 내는 애들을 옮기는 것은 아니지 싶어
개갈 않나는 짓을 하고 있다.
풀을 뽑는 동안에는 무념무상...내 드디어 해탈하게 생겼다.
오전에는 구들방과 차고 사이에 있는 꽃밭을 정리했다.
풀을 뽑고 보니 빈 밭같지만 저 곳에는 백합도 있고 크레마티스와 매발톱. 수선화
그 외에도 여러가지 숨어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남편은 감자 심을 밭에 퇴비 봉지를 던져 놓는 것으로 오늘 일은 끝.
워라벨을 극강으로 지키는 사람이다 ㅎㅎ
남편은 일을 시작하기 전 일단 노동요를 일발 장전하고 시작을 한다
오늘은 안드레아 보첼리가 막을 열었고 그의 목이 쉴까 걱정될 즈음 비틀즈를 불러 내더라
연이어 장르불문 김광석이나 이문세도 거들고 나는 덕분에 선택의 여지는 없지만
언제나 음악감상실을 곁에 두고 일을 한다는...
점심은 마을 어르신들과 외식을 한 남편 덕에 나는 내 맘대로 고구마와 만두를 먹고
오늘은 종일 맘 껏 일을 했다.
그래도 아직도 일은 산더미, 하자 들면 끝도 한도 없다.
그래도 몸이 어느 정도 적응을 하는지 크게 힘들지는 않다.
요즘 하는 일이라는게 고작 풀을 뽑느라 흙밭에서 뭉그적 거리는게 전부지만
그래도 지금은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