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 것처럼 사람을 놀래키다가
겨울비도 모자라 급기야 느닺없이 기온이 곤두박질...
당췌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널뛰기 기온.
점점 추워지니 추녀 끝 고드름이 키가 길어 지고 있다.
지붕 낮은 골짜기 우리집에서나 보는 풍경이라서
처음에는 애교스럽게 고것 참 귀엽다 싶었는데
이제는 그 길이가 어른의 팔 길이 만큼 늘어졌다.
남편은 고드름이 떨어지면 위험하다고 일삼아 긴 막대로 부러뜨리며 다니고
나는 좀 그냥 두고 보자하고....
고양이들이 자주 다니는 길목이니 혹여 떨어지면 다칠 수도 있고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아직도 나는 그냥 보는 것만 좋아 하고 있다
창 너머 보이는 눈 내린 풍경은 보는 것만은 낭만적이고
바깥 일이 있어 길을 나서야 할 때는 애물단지
이 골짜기에 사는 세금이라 생각하고 그닥 불만 스러울 것도 없는데
원하던 원치 않던 자꾸 바깥출입이 잦아 지니 조금 불편하다.
김장을 해 넣고 내내 날씨가 좋아 바깥 항아리에 담은 동치미가 어찌 되었을까
궁금도 하고 이쯤에는 맛이 들었지 싶어 조금 꺼내어 상에 올렸다.
쨍...하는 그런 맛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 하니 다행이다.
이런 날씨가 조금 계속 되면 서걱 서걱한 동치미 국물을 맛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김치 냉장고에 김치가 그득하고
그야말로 눈에 갇혀 있어도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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