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꽃밭에도 또 우리집 길섶으로도 이 고운 백일홍이 만발이다
비슷한듯 조금씩은 다른 색감.
약간의 파스텔톤으로 아주 고급진 색이 대부분이다
금선씨가 저어기 어디 논산이라던가 그곳에서 반해서 씨앗을 받아 왔다고...
처음 대면한 씨앗은 어디 생명이 깃들어 있을 거 같지도 않게 생겼더만
이렇게 고운 빛이 숨어 있었더라
올해는 처음이라서 폿트에 심어 여기 저기 내어 심었지만
내년에는 그냥 쫘악 직파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다.
생각보다 발아율도 좋고 까탈스럽지 않아 더 이쁘다.
내게도 참 이쁜 사람이 있는데 수더분하니 고운 게 참 닮았다.
통성명도 없이 이렇게 귀한 꽃이 피었다.
단골 농원에서 덤으로 얻어 오며 이름을 안 가르쳐 줘서...
그냥 아욱잎하고 꼭 닮아서 아욱꽃이라고 그랬지만 뭔가 따로 진짜 이름이 있겠지.
이렇게 세상에 나와 꽃도 피웠는데 내가 이름을 알아 내어
다정히 불러라도 주는 게 인사겠다.
제피란서스 카리나타
칼란디바
지난번 살구색에 이어 핀 노랑의 백합
본격 여름 꽃들이 피기 시작이다
하이브리드란 수식어가 붙어 있어 그런가 유난히 키가 장대같이 크다.
자꾸 쓰러져서 지줏대를 하나씩 박아 붙들어 매 주었다.
수국의 색이 토양에 따라 달라진다는 증거.
애저녁에 분홍으로 핀 거에 자꾸 산도를 더했더니 고집을 꺽고 다 질 무렵에
보라의 색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분홍이면 어떻고 청색이면 어떻겠냐만 그냥 사람의 욕심이.....
산수국은 한무더기에서도 조금 분홍색과 청색이 섞여서 피고 있다.
그저 내가 분홍보다는 청보라를 더 이뻐한다는 게 무슨 큰 일이라고
자꾸만 마음을 그쪽으로 뺏기고 있다.
물레나물
들깨 심을 밭 옆댕이 풀밭에 격에 안맞게 디기탈리스를 심었다.
여기 저기 자연발아한 것들을 폿트에 옮겨 길러 놓고 보니
이렇게 길섶에까지 심게 되는 날이 왔다....
이곳에는 족두리꽃이며 분꽃 같은 우리꽃도 심었고
꽃 해바라기도 몇 포기 얻어 심었다.
이리 심어 놓고 풀매기를 벌써 세 번이나 했다.
봉지퇴비도 흩뿌려 주고 나름 지극정성으로 가꾸고 있다.
언제쯤 풀이 만세를 부를지는 알 수 없지만 그저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다.
같은 날 심은 해바라기 중에 한 포기는 벌써 꽃봉오리를 맺었다.
엊저녁 비예보를 믿고 남편과 함께 들깻모를 심었다.
밤새 비가 내렸으니 살음하는것은 문제 없겠다.
내가 올해는 이것 저것 참견 할 마음이 안되어서 내버려 두었더니
남편이 낸 깻모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냥 빈 밭이어도 상관없다...그렇지만.
마을 형님댁에 깻모 부어 이제 싹이 나는 것이 있다고 주신다고 그런다.
형편되는대로 얻어다 나중에 심으면 되겠다.
마음이 한갓지지 않아서 뭐든 서둘러 내다 심을 거 심고 그러는 중이다.
마을 꽃밭에도 끈끈이 대나물을 뽑아 내고 천일홍과 디기 탈리스를 갖다 심었다.
읍에서 준 수국도 비 오기전에 다 내 심었고.
비닐하우스에서 관리하는 것들을 치우고 있는 중이다.
이 여린 들깻모,
들깨밭 옆댕이에 심은 맷돌호박인데
고라니들이 이제 하다 하다 호박잎까지 뜯어 잡수신다
까끌거려서 호박잎은 절대로(?) 안먹었는데 올해 다들 식성이 바뀌었나 보다.
연못 가득 어리연이 퍼졌다.
작고 여린 꽃은 아직 안 피었지만 고라니가 올해는 아직 안건드렸다.
계속 비소식이 있는데
오전에 잠깐 소강 상태였다가 또 몇시간 내리더니 지금은 잠시 그쳤다.
비 안올 때 시내에 나가 장도 보고 병원에도 들러 약도 받아 오고
손끝에 일이 안걸리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하고
아들에게 줄 밑반찬도 몇가지 만들었는데 무슨 맛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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