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가 즐비하게 떨어진 길을 미레가 앞장 서 걷고 있다.
내가 밖에만 나가면 영락없이 따라 나선다.
오늘은 애기 고양이까지 따라 나섰다.
아주 어린 애기 냥이라서 면역력이 약해서인지 하퍼스라는 고양이 감기에 걸려
콧물 눈물에 잘 먹지도 않고 말이 아니어서 안에 데려와서 살펴도 영 차도가 없어
남편이 싸안고 아산의 동물병원에 다녀 왔다.
야생에서 기르다 데려 온 녀석이니 정확하게 몇 달 되었는지
게다가 암.수 구별도 안해본 텃수에...
병원에서 기록을 위해 물어 봐도 모두 모른다 하고 이름도 없다하니
그럼 이름을 고양이라고 적어야 된다해서
남편이 `호투`라고 했단다
까치호랑이 이미지를 연상케하는 에미이름을 호는 빼고 랑이라 부르는데
그 빼놓았던 호에 2를 붙여서..ㅋ
F2라고 하지 그랬냐고....
암튼지 야생의 애기고양이가 감기에 걸렸다고 병원 데려오는 할배는 첨봤다고
보는 사람마다 `복 받으실 뀨~~` 그러더란다.
며칠 비실거리던 녀석이 주사 맞고 한 이틀 약을 잘 멕였더니 살아 나서
저렇게 깡총거리며 산책도 따라 나서고
남편도 나도 제발 잘 살아 내라고 응원을 보내고 있다.
며칠 잘 안먹어서 사료를 빻아 물에 물려 주사기로도 먹여 봤는데
이제는 사료도 먹고 우리집에서는 귀한 캔 도 먹고
생고기도 갈아서 한 수저 주니 그것도 잘먹고
이제는 살았다 싶다.
하루 두번 약을 먹이는 일이 장난이 아니어서
남편이 타올로 감싸서 버둥거리지 못하게 안고 있으면
내가 가루약을 물에 타서 주사기로 먹이는데 안먹으려고 해서 아주 힘들게 먹이고
하루에 세 번씩 코에 한방울씩 물약을 넣어 주고 있다.
쬐끄만 애기냥이가 아픈 걸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서
가까운데는 동물병원도 없고 아산까지 일삼아 데려 갔다 오는 일...
그저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하는 일이다.그러고 나니 남편도 나도 모두 편안해지고 잘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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