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작고 그리 이쁘다는 백일홍을 폿트에 심어 기르고 있다.
금선씨가 저어기 어디에서 보고 반해 씨를 한웅큼 받아 왔는데
마을 한 곳에 군락을 이루게 심고 싶은 소망이 생겨
내가 파종을 해 볼테니 씨앗을 달라해서 받아 왔다
개량종들이 대부분 그렇듯 번식을 억제하려는 의도로 아예 씨앗이 안맺거나
또는 씨앗이 맺는다 해도 발아가 어렵거나 대충 그런 경우가 많다.
씨앗의 부피로 봐서는 수천 포기...
허나 검불을 불어 내고 어디 생명이 깃들어 있을 것 같지도 않은 것들을 조심 조심
두 세개씩 폿트에 넣었다.
우선 4개의 폿트에 잘하면 200개.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며 매일 들여다 보니 정성에 감응했는지 용케 싹이 나왔다.
더러는 안나온 곳도 있지만 운좋게 두개 세개씩 싹이 튼 곳도 있어서
날잡아 작정하고 앉아 핀셋으로 하나씩 떼어 내어 두 폿트를 늘렸다
이래서 300개를 만들었다는...
앞으로 한 달 이상을 키워야 내다 심을 만큼 자랄 것이다.
어쨋든 입석리 이 동네에 키작고 이쁜 백일홍꽃을 심게 생겼다.
토종 노각오이
마을 형님에게 땅콩호박과 큰호박 그리고 이 오이씨를 얻어 심었는데
호박보다 오이가 먼저 싹이 튼다.
그냥 이 노각오이를 심어 놓고 어릴 때는 그냥 생식으로 먹고
크고 늙어 지면 그야말로 노각무침을 해서 먹을 수 있다.
유구읍에서 내가 꽃밭을 마을에 만들었다는 소문을 듣고
그 유명한 유구 색동수국정원에서도 기르고 있는 애너벨 수국 삽목을 세 트레이를 보내왔다.
읍 육묘장에서 삽목을 해서 기른 것인데 아직 뿌리가 제대로 활착이 안된 것이어서
우리 하우스에 가져다 놓고 물관리를 하고 있다.
원래 이 종자가 삽목이 잘 안되기로 유명하다
나도 이 정도 까지는 키웠봤지만 뿌리가 제대로 안나와서 결국 실패 했었다.
어쨋든 귀한 종이니 마음을 다해 키워 보기로 한다.
루피너스
지난해 가을에 먼데서 종자로 선물을 받은 것.
조금 더 키워 나도 심고 마을 꽃밭에도 내어 갈 것이다.
발아율은 좋아서 80% 정도,
시골 꽃밭에 느닺없이 화려한 루피너스를 무더기로 보게 생겼다.
상추 모종을 세 가지 내었다.
아직까지는 지난 겨울에 하우스에서 자란 상추를 먹고 있고
이제 이 모종을 밭에 심으면 머잖아 먹을 수 있겠다.
우리 토종상추,적치마상추,그리고 아삭한 생채상추.
토종상추는 종묘상에서는 안파는 우리마을 에서만 유통(?)되는 종자다
비 오기를 기다리다 부지하세월
오늘 물을 주고 밭에 상추를 내어 심었다.
두 세포기씩 붙어 있는 것을 그대로 심었고
뿌리가 잘 살아 붙으면 나중에 솎아 먹고 한 포기씩 키울 것이다.
옆으로는 절로 난 아욱이 있고 한 고랑 건너에는 생강 열두 개 심어 짚으로 덮어 놓았다.
내가 호미로 긁적여 대강 심는 그야말로 텃밭이다.
봄에는 어디에든 씨앗을 넣고 생명을 키워 낸다.
아주 작은 씨앗에 깃들어 있는 생명을 불러 내는 일.
어찌보면 숭고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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