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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일의 시작은 역시 풀을 매는 것.

by 풀 한 포기 2023. 2. 13.

 

봄 기운이 느껴지자 마자 마당으로 싱그런(?) 초록의 풀들이 쫘악 올라 왔다.

아니 방금 올라 온게 아니고 지난 겨울 엄동설한을 견디고 

징글징글하게 살아 남은 것.

 

쟤들은 얼마나 생명력이 강한지 겨울에 얼어 죽지도 않는다.

이제 한 해를 시작하는 기념으로 풀뽑기를 시작했다.

사브작 거리며 뽑다 보면 그래도 마당이 훤해 지겠거니 그러고 있다.

 

그냥 화~악 제초제를 뿌리고 말어?

 

 

 

마당의 풀을 뽑는 일이 속절 없다 싶어 잠깐 쉬다가

기왕에 호미를 들었으니 밭으로 내려 갔다.

꽃밭에서 진출해서 텃밭 한자락에 심어 놓은 수선화 밭이 온통 초록 풀.

게다가 수선화 꽃을 보고 이모작으로 꽃을 피웠던 천일홍 마른가지 뒤범벅이어서

죄 걷어 내고 풀도 대~충 뽑아 수선화가 심겨진 것을 만방에 알렸다.

 

풀을 뽑으며 보니 뾰족 뾰족 힘을 내어 땅을 밀어 내고 있는 수선화 촉들...

겨울 잘나고 아마도 이 골짜기에서 그중 먼저 꽃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얼마간 꽃샘추위도 있겠지만

꽃 피는 춘삼월이 조금만 견디면 다가 오겠지.

봄을 맞이하는 마음은 언제나 설레인다.

 

그 설레임이 고작 풀을 뽑는 일의 시작이지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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