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가을이라고 일만 하는것은 아니다

by 풀 한 포기 2022. 10. 9.

 

 

문득 올려다 보니 으름이 이미 다 익어 벌어졌다.

손닿는 곳에 있는 것을 따서 입에 넣어 보지만 씨가 거의 전부...

그래도 우물우물 꿀떡..ㅎ

 

 

 

투구꽃도 피었다.

뒷산 길섶에서 보고 긴가 민가?

몇년 전 봄에 잎만 보고 한 포기 옮겨 심었는데

맞네 맞아 투구꽃. 그것도 흰색.

사진으로만 봤고 대부분 내가 본 것은 보라색이었는데...

여린가지가 옆으로 쓰러져 있어 막대하나 꽂아 묶어 주며 꽃이 피길 바랬더니 화답을 했다

 

산 밑에 살아도 잘가지도 않는 산.

게다가 뭘 옮겨 오는짓은 안하는데

왜냐하면 가져와 봐야 환경이 달라지니 살리기도 어렵고

걔들이 사는 자생지가 제일 잘 자랄 것이고 보고 싶으면 내가 가서 보면 되니까,

 

 

올해 전혀 꽃이 안 온 곳의 꽃무릇을 옮겨 심었다.

뭔가 그곳에 안맞는 느낌이어서

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모과나무 밑으로 옮겨 심고 후일을 기약하기로 한다

이곳은 비교적 가뭄도 덜타고 물을 주기도 쉬운 곳이니까,

은근 물을 좋아하는 얘들이 잘 살아냈으면 좋겠다.

꽃무릇 그 붉은 빛에 홀리고 싶아서 오래전에 100개쯤 심었는데

영 꽃이 인색하더라

다른 곳에 한곳 있고 이곳에는 한 30개쯤?

어디서 누가 누가 잘자라나 한번 봐야겠다 ㅎ

 

 

알록달록 덩쿨강낭콩을 조금 따왔다

호랑이콩. 자주색콩. 빨간색콩..

종류별로 심었지만 꼬투리는 비슷해서 구분이 잘 안간다.

풋콩으로 밥에 두면 맛이 좋아서 씨앗거리만 몇 꼬투리 남기고

이렇게 까서 냉동에 저장해 두고 먹는다.

 

 

 

팥을 열 구멍쯤 심었는데 얼핏 보니 익은 것이 보여

따서 햇볕에 말리고 있다.

아직 덜 여문 것을 나중에 한차례 더 따면 될 것 같다.

묵은 팥이 있었는데 싹이 날지 안 날지 몰라 시험 삼아 심었는데 생각 외로 잘됐다.

 

 

 

가을 햇살이 좋아 한 이틀 말리니 이렇게 팥이 털어 졌다 

한 되쯤 되려나...?

나머지도 따면 그것도 이만큼은 될테니 우리 먹는 양은 충분하겠다.

팥을 심어 보니 녹두보다 수월하다

녹두는 익는대로 자주 따줘야 하고 미쳐 못따면 꼬투리가 터져 버리는데

팥은 자주 안따도 되고 좀 늦어도 얌전히 손길을 기다리고 있더라...ㅎ

 

뭐가 됐든 아주 조금씩만 심어 힘들이지 않고 재미로만 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지양하는바 소량 다품종.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기실 중구난방 그때 그때 꽂히는 거를 심는다는 게 맞다

이제 부터는 가능하면 거둬 들일 때 복잡한 것은 안하려고 한다

채소나 그런 것처럼 심어 따거나 뽑아 먹으면 끝인 것을 위주로 심고

심고 키워 베어 말리고 털고 그러는 복잡한 것들 예를 들면 참깨, 콩, 고추 그런 거는 안심으려고 그런다

그래도 들깨는 밭을 놀릴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심기로 하고...

 

그동안 힘들게 농사(?)를 지어봤으니 

앞으로는 정말 놀이 삼아 재미 삼아 그렇게만 하려는 결심이다

내년 봄 햇살에 내가 절대로 홀리지 말아야 되겠지만.

 

 

 

 

 

'골짜기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곶감을 매달았다.  (32) 2022.10.19
가을 어느 하루  (37) 2022.10.11
진짜 가을  (27) 2022.10.01
가을로 가는 꽃밭  (38) 2022.09.20
새옹지마(塞翁之馬)  (45) 2022.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