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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재미삼아 농사

고구마를 캤는데...

by 풀 한 포기 2022. 10. 7.


주말에 비소식이 또 들어 있기도 하고
드디어 때가 되었으니 고구마를 캐자고 남편을 독려해서
아침부터 서둘러 밭으로 갔다.
그래봐야 두 고랑 심은 거...
봄 가뭄에 고구마 순을 심어 더러 죽은 것도 있고 올해의 일기 불순 등등을 고려 할 때
그닥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건...해도 해도 너무 하는거 아녀.

제대로 들지 않은 것은 고사하고
고구마 모양새가 어째 ...난 이런 고구마 첨 보네.


그냥 장에서 순을 사다 심으니 도대체 어떤 고구마가 나올지는 운에 맡긴다지만
몇 개 들지도 않은 것이 참으로 희안무쌍하게도 생겼다.
하도 심란해서 고구마 캐던 중에 사진을 찍었다는...

이거슨 무엇이냐.
우리집 유명짜한 두더지가 참 알뜰하게도 파먹었다.
캐면서 보니 이런 게 자주 눈에 띄더라.
고구마 농사 중에 이렇게 별난 때가 또 있었으려나 싶다


하도 깊고 길게 묻혔길래 끝까지 파보자 그랬더니 이런.
길이가 40cm는 넘는다 ㅎㅎ
그나마 모양이 이러니 고구마 맛이나 나려는지 그것도 의심스럽다.

모양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크기가 어린아이 머리만 한 것.
이걸 어찌해서 먹어 보나...
잘라서 튀김을 하던지 맛탕이나 하면 되겠지만
그렇게 까지 해야하는것은 이 싯점에는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한마디로 올 해 고구마 농사는 별 꼴이다.
그래도 다 캐놓으니 외발 수레로 하나는 되더라
우리가 다먹기는 많지만 이걸 누구 줄 수도 없게 생겼으니 어쩔까나 걱정이다.

남편이 고구마 덩굴을 쳐내기 전에 순을 한소쿠리 따놓았다.
마지막이다 싶으니 손이 가는게 귀찮은 생각도 들었지만 꾹 참고.
오전에 고구마 캐고 오후에 앉아서 고구마순 껍질을 벗겼다.
요즘 껍질 벗기는 게 맨날 하는 일 같다.

고순이 삶아서 볶아 저녁상에 올렸다.
남편에게 `이게 말이 고구마 순이지 금값과 마찬가지라고...`그랬더니
힘들게 뭘했냐고 사먹지...ㅋ
시방 산더미 같은 고구마덩굴을 쳐내고서 할 말은 아니지 않냐고,

어쨋든지 고구마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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