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것이 풀 밭이냐 쪽파 밭이냐...
고양이 무서워 촘촘한 망을 치고 심은 김장용 쪽파
그 망을 친 것이 고양이만 방지 하는게 아니고 사람도 방지해서
들여다 보지도 않는다는...
내가 오늘 뭔 바람이 불어 넘겨다 봤더니 이 모냥이다
봤으니 본 것이 죄지 저걸 어떻게 그냥 두냐고....
일단 한쪽부터 풀을 매주며 앞으로 나가고 있는데
참비름 얘가 뿌리가 엄청 길게 박히고 억세기 까지해서
있는 힘껏 호미로 파고 손으로 쥐어 뜯었더니 쪽파를 건드리게 되어 이리 저리 쓰러진다.
그래도 풀을 뽑으니 쪽파 밭이로세.
나중에 뽑아 먹을때 좀 염치가 있으려나 싶다.
지난번에 대대적으로 풀을 뽑은 딸기밭도 또 작은 풀들이 점령해 버려서
이곳도 다시 한번 풀을 뽑아 주고 작은 딸기 포기를 몇군데 옮겨 심었다.
예년 같으면 무성해서 더러 솎아 내기도 하면서 정리를 해줬을텐데
올해는 쬐끄만 것들도 살아 붙어 겨울을 잘 나고
내년 봄을 기약하지고 달래가며 풀을 뽑았다.
텃밭과 꽃밭의 경계가 모호하다 보니 딸기밭 옆댕이
때 아니게 핀 병꽃과 명자꽃을 보면서 일을 하게 되니 좀 위로가 되었나...그런 생각.
고추가 병이 나서 일찍 다 뽑았는데
남편이 좀 성한 거 스무 포기쯤을 그냥 두었더라고,
그랬더니 얘가 뒤늦게 힘을 받아서 고추가 열렸는데 이것 또한 봤으니
그냥 놔 둘 수 없어서 한 소쿠리 몽땅 따왔다.
약오른 것은 지고추로 삭히고 중간 것은 침을 줘서 간장물을 끓여 식혀서 붓고
아주 어린 것은 이렇게 가루 발라 쪄서 채반에 말리고 있다.
이름하여 고추 부각.
있으니 이 때에 하는 일이라서 구색 맞추듯이 하고 있다.
특별히 바쁜 일은 없지만
이리 저리 궁리를 하다 보면 도처에 일이 있다.
게으름을 부려도 크게 지장 받을 것도 없으련만 시골 아낙네 일이 라는게
한도 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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