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치고 나니 제법 시원한 바람도 불고
오늘 하루는 아주 맑음... 가을 냄새가 났다.
아직 익으려면 멀었지만 감나무에 감도 제법 커가고 있다.
머잖아 붉게 물들면 꽃보다 더 이쁜 그런 날도 올 것이다
우리 대추 나무에 대추가 열렸다.
대추나무에 대추 열린게 당연하지 뭔....그러나
이 나무는 20년이 넘도록 단 한 개의 대추도 열리지 않았었다는 ...
우리가 이곳에 터를 정 할때 이미 제법 자라 있었으니 아마도 30년은 되지 않았으려나
길 옆에 있으니 성가시지도 않고 그래서 그냥 두었지
아마도 밭 가운데 있었으면 진즉에 베어 버렸을 것이다.
골짜기라서 해가 덜드니 안 열리나 보다 그러면서도 해마다 거기 대추는 안열리지만
대추나무가 있구나 그러면서 지나쳤는데
비 개이고 햇살 좋은 오늘 우연히 올려다 보니 세상에 저것이 무엇이냐
대추가 열렸네...뭔 일. 회춘했나.? ㅎ
단 한 개도 신기한데 가만히 보니 여기 저기 아마 열개는 더 열린 듯,
우리집에서는 대단한 뉴스거리여서 마구 소문을 내고 남편도 가서 보고 그랬다.
고라니가 알뜰하게 잎을 잘라 드신 닥풀.
얘는 정말 별걸 다 먹어.
그렇지만 용케 피해 살아 남아 이렇게 꽃을 피운 닥풀도 있다는...
키가 크고 줄기가 튼실하니 얘는 앞으로도 꽃이 잘 피겠다
고라니는 제 키가 자라는 데 까지의 연한 순만 먹지 줄기를 부러뜨리지는 않으니까
설악초 잎에 흰무늬가 생기고
자잘한 꽃이 피니 가을...이 가까운게 확실하다
어제는 딸 아이가 연락도 없이 내려 왔다.
내가 하도 션찮으니 걱정도 되고 직접 봐야겠다고...
아무 것도 없고 안보이는 즈이 집으로 가자고,,,ㅎㅎ
그래야 엄마가 맘놓고 아프거나 쉬지 .
도처에 일거리에 아파도 일상의 자잘한 일을 해야하니 당장 가자고.
그러나 내 컨디션은 매일 매일 조금씩 나아져서 지금이 그중 최상이라고
바쁜데 빨리 올라 가라고 오늘 등밀어 보냈다.
내려 오며 데우기만 해서 먹을 수 있게 음식을 사오고...나 일을 안시키려고 갖은 애를 쓰더라.
그러잖아도 요즘 바빠서 시간 없다 했는데...엄마가 짐이다 싶어 안스러웠다.
하루 있는 동안에도 노트북을 가져 와서 틈틈이 일처리를 하고..저리 바쁜데,
어쨋든 내가 빨리 정상으로 돌아 가는게 모두를 편안하게 하는 일이다.
방사성 폐렴만 아니었어도 이 정도로 애를 먹지는 않았겠지 싶다.
그러나 그마저도 다행이다...로 생각하려고 한다
이제 거의 나았고 서서히 컨디션도 회복이 되고 있으니
다음 주 월요일에 호흡기 내과와 방사선종양학과 진료가 예약 되어 있다.
모두 얼마나 회복 되었나를 체크하는 자리.
해거름에 향기를 따라 가니 흰색분꽃이다
진분홍 만큼은 아니어도 얘도 향이 짙다.
너무 긴 늦장마에 대부분 녹아 내린 것도 많은데
이 비비추는 그래도 씩씩하다,
온갖 풀이 뒤엉킨 곳에서도 살아 남았다.
나 역시 오랜 비 끝에도 오늘 처럼 햇살이 좋은 날도 있으니
맑음...이라고 외칠 날이 가까이에 있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