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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장마철 우리집 풍경

by 풀 한 포기 2022. 8. 3.




한 겨울도 아닌 오 뉴월 염천에 군불을 때고 있다.
연기가 나오는 저 곳이 구들방이어서 관리차원에서 장마철이면
이렇게 가끔 한번씩 불을 넣어 주고 있다.

시골/산골에서 흙집을 얹고 살아 가려면 이 정도 수고는 당연히
아주 기쁘게 해야 하는 일이다.

겨울 보다 오히려 불을 더 자주 넣고 있는듯...
대부분은 비어 있고 애들이나 손님이 와야 쓰는 방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필요할 때만 불을 넣는다.


덕분에 장마철 빨래 말리기 어려운 때 아주 요긴하게 쓰이기도 한다
뜨끈한 방바닥에 빨래를 쫘악 펴 널으면 순식간에 뽀송뽀송.
시골이고 평소에는 햇살이 좋으니 건조기가 필요없어 사용하지 않으니
장마철 구들방이 효자노릇을 한다.

 

비가 오거나 말거나 박이 주렁 주렁 열려 흥부네 집 같다 ㅎ
친한 동생이 봄에 씨앗을 구해다 준 것과
지난 해 심었던 조롱박을 나름 궁리 끝에 한 곳으로 몰아서 심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박이 알고 보니 자리를 차지해도 너무 차지하는 애들이더라는...
한 5m에 한 포기씩만 심어야 되는데 ...
저 거치대(하우스 빔)가 버텨 줄지도 모르겠고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하우스 주저 앉는다는데 그 무게에 버금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궁여지책으로 새로 뻗어 나오는 새 순은 보는대로 잘라 주고는 있다.
지금 열려 있는 것들도 솎아 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내년에는 진짜 이쁜 것만 선별해서 두 종류만 멀찍이 거리를 두고 심어야 겠다.

지금 열려있는 다섯가지의 박.

다 익으면 색은 달라지는 것들도 있다.
장마철이지만 주렁주렁한 박을 보니 가을이 저어기 어디쯤 와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직은 삼복중에 있으면서..
그래도 이 달 말미에 처서가 들어 있으니 사실 그리 먼 것도 아니네.

조롱박을 뺀 나머지 모양의 박의 원래 모습
동생이 씨앗을 받기 전에 찍어 놓은 사진.
어디 축제장에 갔다가 종자용으로 구매해 온 것에서 씨앗을 받은 것.

그런데 결론은 진짜 터 넓은데서 작심하고 키워야 될 것이라는 생각
올해는 그렇고 내년에는 기왕에 심었던 우리 토종 조롱박과
저 중에서 딱 한가지를 골라 그것도 달랑 한 포기만 심을 예정...ㅎㅎ
아무리 보는 게 전부라 해도 내가 감당할 종목은 아닌 게 분명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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