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내리는 비
그중에 하루 햇볕이 찬란하다.
이렇게 시치미 뚝떼고 하늘이 맑다니..게다가 그 하늘 가을빛을 닮기까지,
봄부터 고라니가 새순이 나오는 대로 잘라 먹어 흰색의 플록스 이제 겨우 꽃이 피었다.
그 소담하던 꽃송이는 볼 수 없고 겨우 잔가지 끝에 간신히 피었다.
모처럼 맑은 날 호박각시나방이 플록스의 꿀을 탐하고 있다.
얘는 벌새처럼 정지 비행이 가능해서 처음 시골살이 할 때 벌새 인 줄...ㅎㅎ
벌새가 살지 않는 우리나라 인 줄 알면서도 순간 벌새인가? 그랬던 기억이 있다.
우물가의 꽈리가 제법 가을색으로 익어 가고 있다.
어디에 좋다고 약재로도 쓰인다지만 나는 그냥 보기만한다.
좀 더 색이 진해지면 잘라서 거꾸로 매달아 건조시킨 후 여기 저기 꽂아 놓거나
기둥에 매달아 일 년을 본다.
일년 쯤 지나면 색이 바래 더 이상 이쁘지 않으니 다시 새 것으로 교체.
닭벼슬을 닮은 맨드라미꽃
절로 떨어진 씨앗에서 난 것들을 대부분 정리하고 키가 크지 않으니
앞쪽으로 몇 포기만 남겨 꽃을 본다..
천연염색의 염료로도 쓰인다고....
매일을 빗속에서 보내고 있으니
금송화의 색도 예년만큼 선명하고 이쁘지가 않다.
장미봉숭아
줄기의 순 끝에서 꼭 장미 닮은 꽃이 피어서 그냥 장미봉숭이라 부른다.
여늬 봉숭아 보다 늦게 피고 씨앗 받기가 어렵다
늘 한 곳을 정해서 심어 놓으니 더러 절로 떨어진 씨앗에서 싹이 나온다
여름 한가운데 이즈음은 수더분한 우리 일년초 꽃들이 꽃밭의 허전함을 메꾸어 준다.
아무리 내가 꽃만 보고 풀은 안쳐다 본다해도
도처에 한 길씩 자란 풀들은 어쩌지 못하고 있다.
힘을 내어 올해 막바지다 싶게 풀정리를 해야하는데...
오늘도 일 못한다는 핑계가 정당하도록 비는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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