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참나리가 유난스럽다.
해마다 그 자리에서 피고 지니 그런가 보다 했는데
요즘 아주 싱싱하고 색이 선명한게 특별히 눈에 띈다
한쪽에서는 서양나리(백합)가 향기를 내뿜으며 피어 있고
또 한쪽으로는 조선나리가 피어 있으니 동.서양이 한데 어우러 졌다.
처음 마당끄트머리로 꽃밭을 만들 때는 그냥 시골 꽃밭
어릴 때 보았던 그 추억의 꽃밭처럼 우리 일년초나 야생화 위주로 심다가
점점 화려한 것들에게 자리를 내주게 되더라.
거의 원종에 가까운 흰색의 백합이다
6월에 피었던 하이브리드 흰 백합보다 키도 작고 향도 진해서 좀 우대해 볼까 생각 중이다
사실인지는 몰라도 서양의 어느 시인은 백합꽃 가득 채운 밀폐된 방에서 그 향기로
죽음에 이르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아무튼 그 향이 보통 진한 것이 아니다.
해마다 꽃보자고 심는 목화
아이보리색으로 피었다가 분홍으로 지는...
얼마나 품격있고 우아해 보이는지 여늬 원예종의 꽃에 비길 바가 아니다.
늦가을에 솜이 일면 꼭 다시 꽃이 핀듯해서 두번 꽃이 핀다고도 한다
나중에 그 솜을 따서 안에 있는 씨앗을 꺼내 보관했다가 봄에 물에 며칠 담갔다가 파종을 하곤 한다.
으례 우리집에 목화 모종이 있는 줄 알고 가져다 심는 집들도 있다^^
오래 전 경주 양동마을에서 구해 온 씨앗으로 해를 거르지 않고 꽃을 보고 있다
친구와 초겨울에 여행을 갔는데 밭에 수확하고 남은 목화 몇송이가 보여
한 송이 따 온 것이 우리집 목화의 시작이 되었다.
무슨 꽃이든지 쉽게 사서 심은 것보다
어디에서 누가 보내 준 것이라든지 사연있는 것들은 꽃이 피면 늘 그 이야기를 생각하며
더 귀한 대접을 마음으로는 하게 된다
지금 내 꽃밭에는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저 꽃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먼데서 보내 준 것들이 아주 많이 심겨져 있다.
나도 나눌만 하면 이리 저리 꽃을 보내기도 하고...
올 해도 벌써 루피너스 씨앗이 도착해 있다.
달라고 서로 청하기도 하고 아니면 알아서 그 댁에 없겠다 싶은 것들을 보내기도 하고
꽃이 오가며 정도 함께 묻어 가니 꽃밭은 일종의 소통 공간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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