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라고 아들네가 나를 보려고 내려 왔다.
지난 주에는 딸이 다녀 가고...
밥 한끼 맛난 거 사주겠다고 아침 일찍 서둘러 내려 왔는데
지난 주 며느리 생일도 그냥 지나 가고 해서
남편이 특별히(?) 맛난 쇠고기집을 예약헸다.
유구에 아주 오래된 노포인데 고기는 맛있지만 가격대가 좀 있어서
자주 가지는 못하는 곳...ㅎ
우리는 이 집 아버지대부터 다녔고 아들이 합류한 초창기도 보았는데
지금은 그 아들이 전적으로 맡아 하는듯...아주 틀이 잡혔더라.
아는 사람만 찾아 가고 예약 필수.
그냥 간판은 있지만 내가 보아 온 20년 넘는 세월에 하나도 안 변한, 외양은 그냥 주택 같은 집.
나도 꽤 오랜만에 가보았다.
기본 상차림
고기는..메뉴판은 있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고
사장이 주는대로 먹고 알아서 계산하면 된다 ㅎㅎ
이집은 특이하게 주방에서 달군 옹기팬에 고기 몇 점 지글지글한 상태로 내 와서
사장이 직접 구워 준다.
전문가가 딱 알맞게 구워서 중국집에서 요리 나누어 주듯이
각자의 접시로 몇 점씩 올려 주는데 맛은 더 할 나위 없다.
요즘 기본 식자재 값이 오르고 고기의 수급도 원할하지 못해 가끔 문을 닫는 날도 있다고...
좋은 고기 아니면 안 쓰고 윗대부터 지켜 온 자존심에 그렇단다.
그나마 이 가격대에 먹는 마지막 고기일 수도 있다고...ㅜ,ㅜ
이 영양부추 소스에 한 점...그냥 녹는다
남편과 며느리는 주거니 받거니 대작을 하고 안주가 필요하니 고기도 추가로 더 시키고...
며느리 아니면 남편이 혼자 술마시기 심심했을듯.
역시 마무리는 밥.
계란찜과 된장찌개 기본 반찬.
집된장에 애호박 과 양파 정도 들어간 단순한 조합인데
밥을 부르는 맛이다
아..둥실 떠있는 아주 아주 큰 다시 멸치 ㅎㅎ
고기로 어지간히 배를 채웠음에도 밥 한 공기씩 둑딱 했다.
물론 밥이 아주 조금씩 이었지만....
며느리 생일도 못챙겼으니 내가 밥 한끼 사멕이려했지만 결국은 아들이 계산을 했다.
방사선 치료 첫 주 마쳤으니 내 컨디션도 살피고
뭐라도 잘먹는 거 보려고 내려왔다가 내가 신경 쓰고 힘들까 봐 후딱 올라 갔다.
나는 컨디션이 좋아 아침 일찍 감자를 캐서 가는 길에 사돈댁에 드리라고
마늘하고 챙겨 보냈다.
왔다 갈 때 뭐러도 실어 보내니 마음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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