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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명의(名醫)

by 풀 한 포기 2022. 5. 15.

백선(봉삼)

 

지난번 수술을 해야 하는 병을 진단 받은 후 마음이 쓰였는지 살짝 몸살기가 있었는데

낮 동안에는 괜찮다가 저녁만 되면

좀 으슬으슬한 기운도 있고 그 몸살기가 시작이 되어

준비되어 있던 약을 먹으면 괜찮아 지고 그러기를 반복.

어버이 날이라고 애들은 온다 하지 금요일(6일)에 들기름 짜러 읍내에 나간 김에

병원에 들러 신속항원검사를 해봤다

혹시 애들을 오라거나 말라거나를 결정해야 하니까...

그러나 음성

 

그렇지만 딱 증세는 남들이 말하는 코로나 같었다는..

 

불두화

 

그럭저럭 되도록이면 아픈 티를 안내며 애들이랑 지내고 

일요일(8일)에 보내 놓고 맘놓고 기운 빠져 지내며 

증세가 있는대로 약을 먹고 그랬는데  화요일 저녁때 양말을 벗으려 하니 

왼쪽 발목 양말 자국 있는 곳이 엄지 손톱 만큼 아팠다

약간 발적이 잇는듯도 싶고 가만히 있으면 모르는데 누르면 아픈...어디에 부딪혔나?

가끔 나도 모르게 어디에 찧어 좀 아프고 멍이 드는 수도 있으니까...

그 다음날도 오후가 되니 거의 나아가던 몸살기가 다시 생기면서 그 발적이 몇군데 더 생겼다

이 때는 이미 저녁이라서 병원을 못가고

이튿날 늘 다니던 읍내 병원을 가서 아주 걱정스레 상황을 얘기하니

의사쌤 말씀하시기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결절성 홍반` 인듯 보이는데

이 홍반과 몸살기가 상호 관계가 있다고...

그러나 여름이 되면서 별 이유없이 이럴 수도 있고 그러니 주말을 지내 보고

그래도 더 심해지면 월요일에 오라고 그런다.

나는 뭐 큰병의 전조증상인가 한참 걱정중인데 그야말로 아무짓도 하지말고

그냥 며칠 지내 보란다 절로 나아지는 수가 있다고...참.

그날이 목요일 이었는데 그럼 나흘을 그냥...가만히 ..있으라는.

 

이제 기 시작하는 노지 딸기

 

그러고는 진료비도 안받고 너무 예민하게 생각말고 맘편히 지내란다.

그런데 오늘이 그 주말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

정말 신통방통하게 슬그머니 나아 지고 있는 중

다섯 군데가 아팠는데 이제는 한 곳만 경미한 정도

 

연전에 남편이 틀에 갇힌 고양이 빼주려다 물려서 이 병원에서 차료를 받았다

3일 간격으로 두 번을 갔었고 그래도 좀 통증이 있다고 또 병원엘 가니 

그 때도 이 정도면 됐고 지금까지 먹은 약으로 염증은 걱정 안해도 되고

차츰 통증도 사라질 거라며 항생제 그리 많이 먹는 거 아니라고...

그 날도 진료비는 공짜.

 

디기탈리스

지난해 모종을 부어 꽃밭에 여러 포기 심었고

주고 싶은 곳 여기 저기 다 나누어 주고

그중 션찮은 거 몇 포기를  모종을 키우던 하우스 한귀퉁이에 음알모지로 심었는데

`나중된 자 먼저 되고..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뭐 그런 것처럼 제일 먼저 꽃이 피었다

앞쪽의 것은 흰색꽃이 필 것 같다.

 

지난 2월에 스케일링을 하러 치과에 갔었다

본시 인천에서 15년 넘게 다니던 단골 치과가 있어 시골에 와서도 몇번을 갔었는데

거리가 있다 보니 매번 갈 수도 없고

남편의 임플란트를 하는 병원에서 어금니가 시린 증상이 있어 치료를 받았는데

그때 어금니 한개 신경 치료를 하고 금으로 씌웠었다

그런데 이제까지 다니던 그 어떤 치과 보다 너무 아프게 치료를 해서 다시 가고 싶지 않았고

스케일링 정도야 동네 치과...그러면서 임플란트 안하고 치료위주로 하는

읍내치과가 있다는 소리에 수소문해서 찾아 갔다.

그 의사쌤의 모교 이름을 딴 옥호도 S치과 ㅎㅎ

작은 동네 치과니까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스케일링도 의사가 직접 해주더라는...

 

그리고 어금니 하나가 귀퉁이가 조금 깨져 까글거려서 그것도 때우고

금으로 할까요? 했더니 그러면 기존의 이를 더 갈아 손상이 가니 그냥 흰 법랑인가 뭐 그런 거로 때우고

다시 부스러지면 다시 때우고 그러면서 쓰라고

그것이 이에는 그중 좋은 거라고

'치료비도 다른 곳의 딱 반 밖에 안받더라.

그때 먼저 치과에서 금으로 씌웠던 이가 씹을 때마다 지잉~하는 기분나쁜 울림이랄까

그런 느낌이 있어 말을 했더니 조금 교정을 해주더라고..

 

그 후 지난 4월에 그 이가 드디어(?) 음식을 씹을 때 아프기도 하고 시리기도 해서

다시 그 동네 병원엘 가니 그저 먹는 약을 사흘치를 처방해 주더라는

그 약을 먹고 통증이 사라지는지 아닌지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 진다고..

여타 치과 같으면 당장에 그 금 씌운 이를 다시 뜯어 내자고 했을 텐데...

 

우리 토종 붓꽃

 

그리고 사흘 후 찾아 가니 그 이를 다시 교정 해주고 잇 몸 주위에 뭔가 치료약을 넣어 주더라

우리 나이에 충치만 아니면 대부분 잇몸병이라고 그러면서

씌운지 얼마 안 되는 거 같은데 다 뜯고 구멍 뚫고 그럴 일은 아니잖냐고

그렇게 두번 잇몸 치료를 하고 갈 때마다 자기가 한 것도 아닌 이를 교정을 해주니

정말 음식 먹을 때 아프지도 않고 그 기분 나쁜 `지잉`의 느낌도 감쪽 같이 사라졌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한 달 후에 다시 오라고

아마도 그 때 오면 치료한 그 옆의 이까지 훨씬 좋아졌을거라고 했는데 

오늘이 딱 그 한 달이다

내일은 안아프지만 말잘듣는 환자니까 치과엘 갈 참이다

 

이렇게 숨은 고수...숨은 명의가 가까이에 있다는게 참 복이다 싶다

일단 모든 병원은 접근성이 그중 첫번째 덕목인데 가까우니 혼자 운전해 갈 수도 있고

동네 병원이니 맘편하고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이 양반들은 실력이 없어서 대도시에 개업을 안 한게 아니고 그저 욕심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이 작은 소읍에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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