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며칠 사이 러브하와이 잎이 이렇게나 무성해져 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워 예정했던 시간을 훨씬 앞 당겨 집으로 돌아 왔다.
예정으로는 지난 달 25일 입원 26,27,양일간 검사 후
그 주말을 그냥 보내 고 30일 수술이었는데
시간을 너무 허비하는 듯하다고 담당의가 일정을 당겨주는 바람에
입원하는 날부터 1박 2일간 폭풍 검사를 하고 27일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 검사가 일단 암이라하니 어찌나 복잡하고 많은지 잠시도 병실에 있을 시간도 없이
계속 여기 저기 불려가서 벼라별 검사를 다받았다.
하다 하다 전신 뼈스캔도 하더라...입원 당일 밤 12시에 MRI를 찍고..오밤중에 하는 검사라니..
입원만 남편이 함께 해주고 돌아 갔고
검사는 그때까지는 멀쩡하니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고
시키는 대로 혼자서 열심히 잘 받았고 갑자기 당겨진 일정이
수술 당하는(?) 나에게 늦게 전달이 되어서(검사하느라 자리를 비운 사이 담당의의 회진이 있어서 못 만나는 바람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며칠 씩이나 당겨 주는 수술일정이 황송해서 그 정도야 패쓰..
딸아이가 어차피 오려고 했던 거 금요일에 오겠다고 미리 PCR검사를 받아 놓은 게 다행이어서
수술 당일 오전에 오는 차안에서 결과 확인을 받고 도착했는데
수술 날짜만 앞 당겨진 것이 아니고 수술도 조금 일찍 받게 되어 결국 혼자서 수술실로 갔다.
나야 상관 없는데 뒤늦게 온 딸이 비어 있는 병실을 보고 놀래고
수술실로 쫓아 올라오니 이미 수술실로 들어가서 못보고...뭐 그랬다는...
봉오리 생기는 것을보고 갔다 와 보니 이미 다 지고 요 것만 남아 있다
흰타래붓꽃
어쨋든지 수술 후 경과도 좋아 그것 마저도 일찍 퇴원이 결정 되어 어제 집으로 올 수 있었다.
두 주일을 예상했던 것이 닷새나 줄었다.
최종 결과는 나중에 외래로 가서 듣고 또 거기에 따른 구체적인 치료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그저 지금의 예상대로 항암은 안 하는 것으로 결론 나기를 바랄 뿐.
방사선 치료는 필수라 하니 피해 갈 수 없겠고 그 또한 좀 지난하겠지만
비교적 오랜 시간이 아니고 한 두달 이라하니 모든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기로 한다.
박쥐나무꽃
초록 울창한 산 속에 주로 나무가 있으니 부러 가서 보기전에는 보기 힘든 꽃인데
어제 퇴원해 올라 오는 집근처 길가에 피어 있는 것을 보았다.
이제 두달 만에(5월에 입원해서 지금 6월이니...ㅎ)일상으로 돌아 왔다.
집 밖으로 나가면 다 일이어서 일단 눈을 질끈 감고 밭으로는 안가려고 하고 있다.
퇴원 때 받은 약이 한 보따리 아직 수술부위가 다 나은 것도 아니고
예방차원에서 길목의 림프절을 제거했기 때문에 왼 팔을 쉬어 줘야하기도 하고
뭐 대단한 일이라고 다 참을 수 있다 ㅎㅎ
루이지애나 아이리스 레임 콕
내가 집을 비운 며칠 사이에 이렇게 꽃이 피었다.
나랑 상관없이 세상은 잘 돌아 가고 있다는 증거.